베이징 칭화대에서 아들이 2학기를 보내고 있다.
쉬는 날엔 여행 많이 다니라고 했는데 아빠 말을 잘 듣고 있는 것 같다.

저번달엔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다녀오더니 이번 주는 기차 타고 몽골 여행을 간다고 한다.
몽골에 기차로? 이런 생각을 했는데 중국과 몽골이 붙어 있는걸 망각했다.

몽골에 도착한 아들이 게르형 숙소를
사진으로 보여 주었다.

겉모습만 몽골 전통 "게르"지 안은 호텔 숙소였다.

이제 갓 성인인 된 아들이 정말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많은 경험이란 단어 속에 "많은 여행"과 "새로운 것 해보기"가 다수를 이루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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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걷는 거리는 구경할 거리가 많다.
만나는 가게들도 새로워 자주 쳐다보게 된다. 차로 지나갈 땐 볼 수 없는 것들이 걷게 되면 보인다.

우산을 챙겨오진 않았는데 보슬비가 내렸다.
윗옷에 모자가 달려 있어 손을 뒤로해 모자를 끌어당겨 머리에 둘렀다.

약한 빗방울이어서 모자가 편했다.

비가 와도 손이 자유로워 걸어가면서
팔을 크게 흔들 수 있었다.

왔다 갔다 하는 차들로 뜨거워진
아스팔트가 비로 인해 식혀졌다.
아스팔트에서 비 때문에 올라오는 냄새가 좋았다.

걷다가 아스팔트 냄새보다 더 좋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여러 개의 호떡이 기름 위에서 구워지고 있었다.
더운 날에도 쳐다도 안 볼 호떡이었지만 비도 오고 기온이 내려가 살짝 찬바람이 불어 먹고 싶어졌다.

어머니와 아들이 한 팀을 이뤄 운영하고 있는 호떡집으로 유추되었다.

테이블에 앉은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자 어머니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김치를 담으러 움직이자 아들로 보이는 남자가 호떡을 뒤집으며 자연스러워 바통 터치가 되었다.

밀가루 반죽에 설탕을 넣는데 상당히
푸짐한 양이 들어갔다.

호떡도 일반 사이즈와는 다르게 상당히 컸다.

호떡이 나오는 동안 넓은 프라이팬 앞에서 아주머니와 작은 대화를 나눴다.
90프로 이상이 아주머니가 이야기하고 와이프와 내가 듣는 그림이었다.

비싸진 시금치와 배추 가격에 대해 울분 섞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호떡을 받아 들고 뒤돌아서 나갈 즘 아주머니가 "우리 집 김밥도 진짜 맛있다고 나중에 들리라고 말했다"

가게 이름은 "호떡 카페"이지만 김밥을 비롯해 밥도 먹을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요리 재료를 모두 시골집에서 직접 공수해 오신다는 말을 들으니 김밥도 한번 먹어 보고 싶었다.
절반은 호떡집 절반은 김밥천국 같은 느낌의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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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넷플릭스 "흑백 요리사"를 즐겨 보고 있다.
수많은 요리사 중 "나폴리 맛피아"를 응원하고 있다.

그가 요리하는 파스타를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
나폴리 맛피아가 파이널 라운드까지 올라가서 그의 요리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볼 수 있어 기쁘다.

흑백 요리사를 보고 나면 항상 배가 고파진다.
나폴리 맛피아의 요리는 화면에서 먹어 본 거로 치고 주변 파스타 맛집을 찾아보았다.

동명동의 "틸트 틸트"란 파스타 집을 찾아서 가보기로 했다.

오후 6시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약하고 도착하니 손님 두 분이 막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고 있었다.
슬쩍 방금까지 온기가 느껴졌던 식탁을 보았는데 그릇이 깨끗이 비워져 있었다.

일단 저분들은 맛있게 파스타를 먹었구나 생각했다.

태블릿으로 "우니, 단새우 파스타"와 스파이시 해산물 오일 파스타"를 주문했다.

영수증 리뷰를 해서 콜라 하나를 서비스로 받았다.
나갈 때 영수증 리뷰를 확인한 건 이곳이 처음이었다.

우니는 성게를 말하는 일본 말인데 왜 꼭 "우니"라고 해야 하는지 갑자기 의문이 생겼다.
우니 보다 난 우리말 "성게"를 쓰면 좋지 안 되나?

사실 동명동 거리를 걷다 보면 수많은 일본어 간판이 어색하고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레스토랑에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음악의 울림이 좋았다.
스파이시 해산물 오일 파스타보단 "성게, 단새우 파스타"가 너무 맛있었다.

양이 약간 적은 것 같아 아쉬웠지만 고소하고 단백한 성게알에 버무려진 파스타 면이 너무 맛있어 바닥까지 긁어먹었다.

원래 난 성게를 안 먹는데 파스타와 함게 먹는 성게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인 줄 몰랐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못 먹었던 음식의 맛을 재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성게 파스타도 이렇게 맛있는데 성게 비빔밥을 또 얼마나 맛있을까?

동명동의 "틸트 틸트"는 파스타 맛집으로 소문나 있는데 광주엔 첨단과 동명동 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언젠간 꼭 "나폴리 맛 피아"의 파스타를 블로그에 올릴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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