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근속 직원들이 많은 회사는 좋은 회사다.

단골 식당가면 보는게 있다.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직도 일을 하는가 이다.

내가 자주가는 단골 식당들은 대개 일하는 직원분이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사업을 하기 때문에 직원들과 오랜 시간 같이 근무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

무조건 월급을 많이 준다고 무조건 일이 널널하다고 해서 직원들이 오래 일하는건 아닌것 같다.

직원들의 니즈는 생각보다 다양하고 구체적일때가 많다.

어떤 직장이 되었건 장기 근속자들은 대우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니 대우를 해줘야 한다.

오래된 직원일수록 별일 안하고 있는것 같지만 축척된 시간에 의해서 일을 집중적으로 간단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장기 근속 직원이 갑자기 그만두고 나서 신입이 들어오면 그 직원이 얼마나 많은 일들을 했는지 알수 있다.

물론 장기 근속 직원들의 어두운 부분들도 있다.

장기 근속 직원이 그만두었을때 사장님 모르고 있던 재정 문제던지 아니면 거래처 문제가 그때야 터져 나올수도 있다.

사장과 직원은 다른 종족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서로의 위치에 따라 많은걸 달리 생각할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사업이든 혼자할수 있는 일은 없다, 그래도 사장이라면 직원들을 오래 근무할수 있게 만드는것도 능력이 될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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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그렇고 건물도 그렇고 건물에 딸린 기타 구조물들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노후화된다.
직원에게 창고 셔터가 점점 내려온다고 연락이 왔다.

폭우가 내릴 때면 전동 셔터가 혼자 오르락내리락 거릴 때도 있었다.
날씨가 좋아지면 괜찮았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출근해서 셔터를 올렸는데 3분의 1을 남겨 놓고 멈추었다. 그래도 아무 문제 없었기에 그 상태로 2년 정도가 지난 것 같다.

그런데 셔터가 혼자 점점 내려오더니 지게차가 못 들어갈 정도가 되었다.

급하게 셔터를 고칠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고 셔터 기사분이 점심이 지나서 사무실로 오셨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시더니 1분도 안되어 셔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기사님이 셔터 센서가 틀어져서 이런 현상이 나왔다고 했다.

셔터 센서를 맞춰주고 사다리에서 내려와 셔터를 두어 번 올렸다 내렸다 하며 체크했다.

셔터 전체를 안 갈아도 되니 나에겐 다행이었다. 출장비와 인건비로 10만원 정도를 넉넉잡아 예상했다.
"기사님 수리비 얼마 드려야 될까요?" 일말의 망설임 없이 "15만 원입니다"란 답변이 돌아왔다.

당황하지 않고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돈 가지러 가는데 직원이 "쫌 비싼 거 아니냐고 물었다."
현금 15만원과 냉장고에 있는 차가운 물 한 병을 가지고 기사님께 드렸다.

그 후 기사님과 셔터에 대해 스몰토크를 좀 했다. 물을 시원하게 들이킨 기사님이 셔터 레일 이곳저곳을 만지시더니 너덜너덜 해져있는 레일을 용접해 주신다고 했다.

용접 기계를 가져와 흔들리던 레일을 고정시켜 주셨고 지게차가 한 번씩 충돌해서 휘어진 레일도 장비를 가져와 펴주셨다.

15만원에 포함된 서비스라 생각하고 "감사하단 인사를 드렸다"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노고는 항상 존중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기사님의 손길 하나하나에 반듯하게 변한 셔터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후련하다.
이제 잘 올라가고 내려온다.

당분간 셔텨 걱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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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중 마라탕 집이 있다. 식당인 거래처가 오픈할 땐 되도록 가서 먹어 주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이 요즘 가장 좋아하는 마라탕, 그런데 난 마라탕을 못 먹는다.

고수 들어간 다른 음식들은 잘 먹는데 마라탕만은 아직 넘어서기 힘든 음식이다. 점심시간에 직원 2명과 함게 마라탕 집엘 방문했다.

이게 우연인 줄 모르겠지만 같이 간 직원들도 "마라탕을 못 먹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식당에 가기 전 다른 메뉴가 있는지 확인했다. 마라탕 말고 간장 볶음밥 메뉴가 있었다. 셋 다 그걸 원했기 때문에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볶음밥 3개를 주문했다. 마라탕 집 사장님은 없었고 직원이 주문을 받았다.

주문받는 직원이 볶음밥 3개만 시키니 돌아서지 않고 뭔가(마라탕) 더 시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
착실히 볶음밥 3개면 된다고 말씀드렸다.


원래 오픈 집에 가면 사장님과 눈을 마주치며 "나 왔다 간다"고 생색을 내야 하는데 사장님이 안 계셔셔 음식만 먹고 올 것 같았다.

볶음밥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장님이 가게로 들어왔고 큰 소리로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우리가 먹는 음식을 보더니 소매를 걷어붙이고 뭔가를 주방에 지시하기 시작했다. 왠지 느낌이 왔다.

"제발 마라탕만 서비스로 주지 마라" 했지만 사장님의 두 손엔 큰 마라탕 그릇 2개가 담겨 있었다.

"저희 집 오셨으면 마라탕 맛보셔야죠!" 마라탕 그릇이 세숫대야만 했다.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고맙다고 하며 직원들과 마라탕 배분에 들어갔다.

우리 셋 다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최대한 얼굴에 드러내지 말라고 했다.

3명이서 마라탕을 나눴지만 한 그릇만 겨우 3등분 했고 그것도 힘들게 한 숟가락씩 먹기 시작했다.

직원 한 명이 쉽게 마라탕을 비우길래 "좀 더 먹을래?" 했는데 직원 인상이 굳어지는 걸 보고 바로 말을 거둬들였다.

마라탕 사장님은 주방 언저리에서 계속 우리 식탁의 마라탕이 얼마  남았는지 흘깃 흘깃 보고 있었다.

마라탕의 냄새가 싫었지만 먹을 수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숟가락질을 했지만 마라탕은 줄어들지 않았다.

결국 마라탕 3분의 2 정도를 남기고 일어섰다. 사장님껜 음식이 너무 맛있었다는 멘트를 남겼다.
거래처를 상대하다 보면 이렇게 하얀 거짓말을 해야 할 때가 종종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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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금을 차일 피일 미루더니 결국엔 폐업을 한 거래처가 있다. 입금을 하지 못한 다양한 답변이 문자와 전화 통화로 오갔다.

"짐 뺄 때 보증금 받으면 바로 입금할게요, 걱정 마세요."
"와이프가 아직도 입금 안 했어요?"
"제가 심하게 아파서 연락을 못 받았습니다."

그러다 며칠 후부터 연락이 안 된다. 처음에는 구구절절한 문자를 보내지만 이쯤 되면 간단히 "추심 기관에 이관했으니 앞으론 그쪽에서 관리할 것입니다."로 마지막 연락을 보낸다.

그러면 연락이 오는 거래처가 있고 그래도 연락이 감감무소식은 거래처가 있다.

전자처럼 연락이 와서 해결되면 좋지만 거의 대부분이 후자에 속한다.

추심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미수 거래처 미수 규모와 경제 상태를 파악해서 알려 주었다. 99.9% 프로 이상이 이미 다른 곳에도 미수나 대출이 깔려 있다.

나에게 있는 미수가 가장 작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에겐 그들에게 받을 돈이 큰돈이지만 그들에겐 나에게 줄 돈이  작은 돈이 돼버린다.

그보다 더 기분이 나쁜 건 그다음이다.
미수자로 등록되어 있는 그들의 카톡 프로필을 볼 때이다.

프로필의 사진과 문구가 바뀔 때마다 씁쓸한 한숨만 나온다.

결혼식을 준비하며 웨딩포토를 찍으며 웃고 있는 거래처 사장님들, 아이들과 펜션에서 어부바를 하며 놀고 있는 사진, 여자친구와 바닷가에서 파도를 바라보는 사진들...

나는 카톡 프로필에 어떠한 사진들도 문구도 올리지 않는다. 저들처럼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사진들이 그들에게 미수금을 못 받고 있는 사람에겐 상처를 줄 수 있기에...

남의 돈 떼먹고 잘 사는 사람들 의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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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영업하는 직원들 빼고 창고를 보는 창고장과 경리 직원은 점심을 사무실에서 시켜 먹는다. 한때는 매번 다른 매뉴로 주문을 하느라고 경리직원이 힘들었다.

중국집, 뼈다귀, 김치찌개, 비빔밥 그리고 분식까지.. 참 다양하게 시켰었는데.

2년 전부턴 백반집에서 점심을 가져다준다. 처음 시작했을 땐 가격이 7천 원이었는데 원자료 가격이 올라서 지금은 인당 8천 원을 받는다. 점심을 사무실에서 먹을 때도 있고 안 먹을 때도 있다. 사실 백반이 질려서 되도록 밖에서 먹는다.

가끔은 혼자 차 속에 앉아 햄버거로 점심을 먹을 때도 많다.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먹는 점심 보단 혼자 고립돼서 먹는 점심이 너무 맛있다. 한 달에 한번 정도 백반 대신 중국집에서 탕수육 같은 별식을 내가 주문한다. 내가 백반이 질리면 사무실 직원들도 백반이 질렸을 것이다.

점심 백반을 배달해 주시는 분들이 3번 정도 바뀌었다. 첫 번째 중년 여사님은 하이톤에 엄청 밝으신 분이었다. 밥을 가져다주실 때마다 활기가 돌았다. 두 번째는 50대의 중년 아저씨가 배달을 오셨다. 내 느낌엔 백반집 사장님 남편이었던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년의 아저씨는 이제까지 배 달해 수시는 분 중 가장 나이가 어릴 듯 보이는 여성 한분과 함께 배달을 다니기 시작했다. 여성분에게 아저씨가 배달 코스를 알려주는 것 같았다.

일주일이 지나자 그 여성분 혼자 배달을 오기 시작했다. 우리 사무실에 점심이 오는 시간은 항상 11시 30분이었다. 여성분이 혼자 배달을 오기 시작하면서 점심은 12시에 도착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점심 배달이 11시 50분에 오더니 또 일주일이 지나고 11시 40분 그리고 오늘은 11시 30분에 점심이 도착했다.

뒤에서 누가 따라오는 듯 여유가 없었던 모습은 사라지고 지금은 얼굴에서도 약간의 여유가 보인다.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조그마한 일이든 큰일이든 익숙해지면 여유가 생기고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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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결혼후 부푼꿈을 안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만삭인 아내는 테리야키집에서 나는 한국인 슈퍼에서 맞벌이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대학교 합격 통지를 받고 몇일후 너무도 건강하셨던 아버지가 뇌종양말기 판정을 받았다. 만삭인 아내의 출산후 한달 첫째가 비행기를 탈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우리세식구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에 돌아온뒤 2년간의 투병후 아버지는 우리곁을 떠나셨다. 아버지는 나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말그대로 완벽한 아버지 이셨다. 아버지 그늘아래 항상 온실속의 화초처럼 보호받았던 우리가족들. 아버지의 갑작스런 부재는 모두에게 인생의 변곡점을 만들게 되었다. 변곡점은 너무도 뚜렸하고 커서 점이 아닌 구멍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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