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걷는 거리는 구경할 거리가 많다.
만나는 가게들도 새로워 자주 쳐다보게 된다. 차로 지나갈 땐 볼 수 없는 것들이 걷게 되면 보인다.

우산을 챙겨오진 않았는데 보슬비가 내렸다.
윗옷에 모자가 달려 있어 손을 뒤로해 모자를 끌어당겨 머리에 둘렀다.
약한 빗방울이어서 모자가 편했다.
비가 와도 손이 자유로워 걸어가면서
팔을 크게 흔들 수 있었다.
왔다 갔다 하는 차들로 뜨거워진
아스팔트가 비로 인해 식혀졌다.
아스팔트에서 비 때문에 올라오는 냄새가 좋았다.
걷다가 아스팔트 냄새보다 더 좋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여러 개의 호떡이 기름 위에서 구워지고 있었다.
더운 날에도 쳐다도 안 볼 호떡이었지만 비도 오고 기온이 내려가 살짝 찬바람이 불어 먹고 싶어졌다.
어머니와 아들이 한 팀을 이뤄 운영하고 있는 호떡집으로 유추되었다.
테이블에 앉은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자 어머니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김치를 담으러 움직이자 아들로 보이는 남자가 호떡을 뒤집으며 자연스러워 바통 터치가 되었다.
밀가루 반죽에 설탕을 넣는데 상당히
푸짐한 양이 들어갔다.
호떡도 일반 사이즈와는 다르게 상당히 컸다.
호떡이 나오는 동안 넓은 프라이팬 앞에서 아주머니와 작은 대화를 나눴다.
90프로 이상이 아주머니가 이야기하고 와이프와 내가 듣는 그림이었다.

비싸진 시금치와 배추 가격에 대해 울분 섞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호떡을 받아 들고 뒤돌아서 나갈 즘 아주머니가 "우리 집 김밥도 진짜 맛있다고 나중에 들리라고 말했다"
가게 이름은 "호떡 카페"이지만 김밥을 비롯해 밥도 먹을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요리 재료를 모두 시골집에서 직접 공수해 오신다는 말을 들으니 김밥도 한번 먹어 보고 싶었다.
절반은 호떡집 절반은 김밥천국 같은 느낌의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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