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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온 뒤로 밍구 병원을 집 앞으로 옮기게 되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였고 평판도 좋은 병원이라 행운이라 생각했다. 특이한 게 이 병원은 예약이 없다.

그냥 먼저 가서 접수하고 기다리면 된다. 아침 일찍 갔는데 사람들이 많았다. 동물 병원이 그런데 너무 좁아 반려견들까지 대기가 길어지니 아이들이 낑낑거리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심해졌다.

의사 선샌님은 두 분이 계신 것 같은데 너무나 친절하셨다. 심장사상충과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주사까지 해서 밍구는 3방의 주사를 맞았다.

밍구도 산책 갈 때 하고 병원 갈 때 하고 직감으로 구별하는 게 너무나 신기하다. 병원 가는 날은 유모차 안에서 계속 떨며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밍구는 빨리 가서 그런지 다행히 병원에서 오랜 시간 있지 않고 나왔다. 날씨가 좋아 유모차에 태우고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있었다. 중간쯤 갔을 때 밍구 얼굴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왠지 밍구의 화가 많이 난 것 같은 얼굴이었다. 얼굴을 쓸어 만져주다 보니 화난 표정이 아니라 얼굴이 빨갛게 붓고 있었다.

와이프가 화들짝 놀라더니 병원으로 빠르게 돌아갔다. 좁은 병원에 다시 갈려고 생각하니 발걸음이 무거웠다. 밍구의 얼굴은 점점 더 부어오르고 있는 것 같았다. 흡사 복싱 경기 2,3라운드를 치른 것 같은 얼굴이었다.

응급으로 의사 선생님이 보시더니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20분 정도 후에 상태를 지켜보자고 했다. 다행히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예전 얼굴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와이프는 어제 쪼그만 치와와 한 마리가 줄이 풀려 미친 듯이 달려와 밍구 다리를 물었는데 그 아이가 광견병 접종을 안 해서 밍구가 이런 것 같다고 했다. 합리적인 의심이었지만 의사선생님은 대수롭게 듣지 않으신 것 같았다.

주사 접종 후 이런 증상은 너무나 자주 있는 일이기에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밍구는 집에 오더니 피곤했는지 쓰러졌고 저녁에 와서 보니 얼굴이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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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그리고 늦은 저녁 밍구를 데리고 산책한다. 밍구에게도 루틴이 되었는지 일어나자마자 산책 나가는 시간이라고 현관 문 앞에 서있다. 그리고 "밍구 산책 갈까?"란 말도 알아듣는 것 같다.

하지만 비가 오거나 일과에 찌든 날은 밍구 산책을 몇 번 건네 뛸 때도 있다. 그럴 때 집에서 잠자는 밍구를 보면 마음이 짠해진다.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 혀를 내밀고 헥헥 거리는 밍구 모습을 많이 본다.

천성적으로 여름에도 털옷을 입을 수밖에 없는 강아지의 운명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거기에 밍구털은 이중모라 유난히 더 덥게 보인다.

산책 나가면 밍구는 항상 배변을 하고 소변으로 영역 표시를 하고 다닌다. 이제 우리들과 발맞추어 가는 것도 익숙하다.

길거리에서 다른 반려견을 만나면 아직도 겁이 많아 뒷걸음질을 친다. 신기한 건 횡단보도 앞에서 앉아서 기다리는 연습을 와이프와 꾸준히 하더니 이젠 하얀색 황단 보도 선이 보이면 자동적으로 앉아 있는 밍구가 기특하다.

신호가 바뀌어 "가자" 하면 횡단보도를 무섭게 뛰어 건넌다. 강아지도 이렇게 하나하나 학습하는 능력을 보면 참 영리한 것 같다.

동물 병원에 가서 밍구 몸무게를 쟀다. 들때마다 10킬리 짜리 쌀가마를 드는것 같았는데... 역시나 9.5킬로 였다.

의사선생님이 이제 더 안클것 같다고 하셨는데 잘 모르겠다. 오랜만에 한번씩 밍구를 보는 누나가 "저번보다 더 큰거 같아" 했는데 우리 식구들은 항상 보니깐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누나 말이 맞았다.

웰시코기가 중형견이라 이 정도 클 줄 알았지만 이제 더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날씨가 더워져 사람처럼 밍구도 입맛이 없는지 처음으로 밥을 남겼다. "먹성이 좋은 밍구가 밥을 남기다니" 식구들 모두 걱정스러운 말을 주고받았다.

몸보신 시키려고 사료에 소고기 캔을 섞어 주었는데 이놈이 소고기만 쓰윽 빼먹고 사료는 그대로 놔두었다. 역시 영리한 놈이다.

털갈이를 하는지 밍구가 지나가는 곳마다 털이 한 움큼이다. 이틀이 멀다 하고 바닥을 쓸고 닦고 있지만 와이프와 분업을 하기 때문에 할만하다.

밍구 분양 이후로 우리 부부가 잘하는 말이 있다. "늦둥이가 생긴 거 같아"

모든 가족에게 사랑받고 있는 밍구, 건강하게 잘 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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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기숙사로 돌아가는 일요일 저녁은 항상 뭔가 분주하다. 기숙사에 들어가는 사람은 평온한 듯 보이는데 캐리어에 이것저것 일주일 치 물건들을 담는 와이프가 가장 바쁜 것 같다.

일요일 저녁 8시 아들을 기숙사에 데려다주고 와야만 일주일이 마무리된다. 어김없이 이날도 "뭐 빠뜨린 거 없어, 이제 출발할까?"로 집을 나서려고 했는데 역시 "앗, 잠깐만 내 에어팟 안 챙겼네." 아들의 응답이 들렸다.

항시 반복되는 레퍼토리라 별다르지 않게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평소보다 시간이 길어지고 뒤이어 "내 아이팟이 안 보여, 어디 갔지? 분명 가방 앞에 넣어두었는데?" 아들의 대답을 듣고 바로 "밍구야, 야, 밍구야 안돼!! 밍구야"란 외침을 듣고 거실로 다시 들어갔는데 "아뿔싸" 토실토실한 두발로 에어팟 케이스를 딱 부여잡고 이빨로 씹고 있는 밍구를 발견했다.

가족들의 외침과 온 시선을 받고 있는 걸 밍구도 직감적으로 느끼고 에어팟 케이스를 물고 도망가다가 얼마 못 가고 잡혔습니다. "왜 니 물건 제대로 못 챙겨서 밍구가 물고 가게 해"라고 아들에게 말하고 나니 딱히 아들 잘못도 아닌 것 같아 좀 미안했습니다.

중성화 수술 후 4일 정도가 지난날이어서 밍구는 집에서 아직 환자 취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밍구에게는 뭐라 하지 않고 괜히 아들에게 꾸지람 준게 맘에 결렸습니다.

그렇게 사건이 일단락될 줄 알았는데 밤 10시쯤 기숙사 들어간 아들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아빠, 에어팟 케이스 열었는데 한쪽이 없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 밍구가 삼킨 거 같아, 어쩌지..."

남아 있는 가족들이 집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에어팟 한쪽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영문도 모르는 밍구는 눈만 땡글땡글 뜨고 우리의 동향을 살펴보았습니다.

밤 11시경 24시간 강아지 응급실에 밍구는 가게 되었습니다. 딸아이는 거의 울다시피 하며 밍구를 보자기에 싸서 들쳐 매고 갔습니다. 중성화 수술 후 또 병원에 가자 무서웠는지 밍구는 진찰실에서 오줌을 싸버리고 벌벌 떨었습니다.

집 주위에 강아지 응급실이 있는지 이번 일로 처음 알았습니다. 엑스레이를 찍고 얼마 되지 않아 밍구의 배에는 다행히 에어팟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의사선생님이 엑스레이를 보니 화장지랑, 풀등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이 위에 있다면 주의를 당부하셨습니다.

별일 없이 대소동이 마무리되고 밍구도 놀랐는지 집에 와선 금방 곯아떨어졌습니다. 아들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문자를 보내고 일요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들의 에어팟 한쪽은 어디 갔을까요? 3주가 지난 지금은 잃어버린 에어팟은 나오질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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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구를 분양받고 병원에서 여러가지 예방주사를 맞고 "중성화 수술"의 필요에 대해 수의사 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강아지가 태어난지 5개월쯤 되어서 하면 좋다고 하셨습니다. 작년 10월에 태어난 밍구는 3월말에 5개월이 됩니다.

수술후 밍구

수술 예약 날짜를 잡고 아무것도 모를 밍구를 병원에 데려가는게 와이프도 맘이 아프다고 하네요. 와이프가 밍구를 입원 시키고 제가 오후에 밍구를 찾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애완견의 중성화 수술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 생겨 알아 봤습니다.

남자 애완견 같은 경우는 다리를 들고 소변을 봐서 여기저기 난사가 되는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여자아이는 생리 때문에 힘들어 하기도 하고, 발정때마다 인형에 올라타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는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고 하네요.

집으로 오는 길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중성화 수술은 강아지의 건강과 장수를 위한 이유라고 합니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으면 여러가지 질병들에 걸릴 확률이 높아 진다고 합니다.

수술은 오래 걸리지 않고 30분내로 끝나며 수액을 맞은뒤 퇴원하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신마취를 하기 때문에 수술후 1-2틀 동안은 어두운 곳에 있을려고 하고 균형감각이 없어져서 멍하니 있을수 있다고 합니다.

힘없는 밍구

퇴근후 밍구를 찾으러 병원에 갔습니다. 많이 걱정한것과는 다르게 밍구는 목에 넥카라를 쓰고 간호사님 품에 안겨 있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과 상담결과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합니다. 수술 부위를 핥을수 있기 때문에 꼭 넥카라를 일주일 동안 착용해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상담 중간에 수의사 선생님이 밍구 몸에서 빼낸 것을 보여주려고 하셨으니 정중히 사양하였습니다. 선생님은 확인차 보호자에게 보여주실려고 한것 같아요. 중성화 수술 비용은 20만원 초반대 였습니다. 여자아니는 더 비싸다고 합니다.

밍구를 안아서 집에 오는 동안 고생했다고 많이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집에 오자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멀뚱 멀뚱 앉아 있더니 샤워실에 가서 오줌을 누었습니다.

한번도 저곳에 실수 한 적이 없었는데....

그뒤 시간이 조금 흘러 밍구가 안보여 이리저리 찾고 있었는데 안방 구석지에 벽을 보고 멍하니 앉아 있는 밍구를 발견했습니다. "밍구야,밍구야, 뭐해?" 불러도 벽만 보고 멍하니 바보같이 있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전신마취를 해서 방향 감각도 없고 중성화 수술후 많이 나오는 현상 이라며 너무 걱정 마라는 블로그 글이 생각 났습니다. 다행이 식욕은 왕성히 살아 있어서 주는 밥은 밍구가 아주 깨끗이 비웠습니다.

수술 하느라 고생했으니깐 사료에 닭고기도 많이 섞어서 주었습니다. 하루가 지나가 밍구는 다시 우렁차게 짖기도 하고 공놀이 하자며 공도 가져오는 예전 밍구의 모습으로 조금씩 돌아와 걱정을 덜었습니다.

밍구는 아직도 자기에게 일어난 일이 무었인지 모르겠지요? 이제 병원만 데려갈려고 하면 무서워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밍구에게 사람처럼 말이라도 해줄수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지요. "너를 위해 중성화 수술을 해야했어, 그러니 이해해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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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는 이빨 때문에 터그놀이를 수시로 해주어야 되는 밍구 입니다. 자고 있는 시간 빼고 밍구가 조용 하다면 비상사태 인것이 틀림 없습니다. 어딘가를 물어 뜯고 있다는 경보입니다. 천으로된 소파, 나무로 된 침대, 벽지 그리고 전선들까지 모두 밍구 이빨때문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밍구가 사고를 치지 않게끔 터그놀이를 하는 도중에 타이밍이 맞지 않아 엄지 손가락 쪽을 밍구에게 물려버렸습니다. 아... 얼마나 아팠는지 저도 모르게 물리는 순간 밍구 뒤통수를 때리고 말았습니다.

물린 부위에서는 피가 살짝 고였습니다. 순간 "강아지 키우 실려면 미리 파상풍 주사 맞으세요. 언제 살짝이라도 물릴줄 모르니깐요." 사무실 지인의 말이 생각 났습니다.

20년도 넘은 아주 오래전 휴가 나와서 아버지 회사에 갔었습니다. 제가 입대할때는 새끼 강아지 였던 진돗개는 이미 성견이 되어 있었습니다. 언제나 저에겐 꼬리를 흔드는 놈이 였기에 더욱더 반가웠습니다.

회사 사무실 앞에 묶여 있던 진돗개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선 지나가야 하는 길이 었습니다. 얼른 화장실 다녀와서 만져줘야지 하면서 살짝 빠른 걸음으로 화장실 앞으로 가는 순간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오른쪽 장단지에 어렸을적부터 친구라고 생각했던 진돗개가 이빨을 박아 넣었습니다. 깜짝 놀라 전 자빠졌고 바로 군복을 입은체로 동네 병원에 가서 파상풍 주사를 맞았습니다. 주마등 처럼 20년 전의 일이 생각난후 지금 우리 밍구 때문에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응급실에 진료 받으러 가는 당연히 코로나 때문에 왔는줄 알고 직원분이 몇백번을 반복했을 코로나 검사에 관한 사항을 저에게 말하려는 순간 "저, 집에 있는 우리집 강아지에게 물려서 왔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약간 당황하시더니 조금만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하시더군요. 잠시후 의사 선생님을 만나 물린 상처를 소독하고 난뒤 파상풍 주사를 포함해 엉덩이에 2방 어깨에 한방 주사를 맞았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은 파상풍 주사 맞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반려견을 키우시는 분들은 필히 주사를 맞아 두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하지만 꼭 이렇게 강아지에게 물리고 나서야 예방을 하게 됩니다.

밍구도 놀랐는지 병원에 갔다와서 보니 제 눈치를 괜스리 살피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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