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딜 가든 그곳에 있는 책들을 유심히 봅니다. 병원 원장님과 상담할 때는 뒤편의 서재를 보며 의사선생님의 현재 관심사와 취향을 나름대로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서재를 엿보는 것은 흔치 않는 일이지만 그와 같은 상황이 생기면 놓치지 않고 기록하거나 사진을 찍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2. 식구들 모두 병어조림을 좋아합니다. 집주변 병어조림 맛집을 찾다가 발견한 "효정"식당에 갔습니다. 예전 이름은 "난정"이었는데 주인과 직원은 그대로이고 가게 이름만 바뀌었다는 플래카드가 가게 앞에 걸려있었습니다. 식당은 크지 않았지만 들어가자마자 카운터에 사장님이 너무 밝고 친절하게 우리를 반겨 주셨습니다. 처음 가는 식당의 첫 응대가 저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론 음식의 맛에도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효정"식당의 사장님의 손님을 맞이하는 첫인사가 저에겐 인상 깊었습니다.

3. 병어조림과 갈치구이를 먹었는데 음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맛 평가이니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주메뉴인 병어조림과 갈치구이는 말할 것 없었고 밑반찬인 겉절이 무침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사장님은 음식 나올 때마다 들어오셔셔 직접 재배한 야채라고 설명도 해주시고 딸아이가 속삭이듯이 하는 말도 놓치지 않으시고 세심하게 신경 써 주셨습니다. 이러한 손님 응대는 사업을 하는 저도 배울게 많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사장님은 나가시면서 닭백숙을 다른 곳에 오픈하셨다면서 명함을 주셨습니다. 가보진 않았지만 그곳 또한 잘 될 가게일 것입니다. 더 놀란 것은 비단 사장님만 손님 응대를 잘하시는 게 아니라 서빙을 하시는 직원분들 이모님 분들도 별것 아니지만 작은 것까지 세심히 챙겨 주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분들이 친인척인지 직원분들인지는 모르지만 사장님과 같은 마인드로 직원들 또한 같은 마음으로 일하기는 쉽지 않은 걸 알기에 더욱 그렇게 느꼈습니다.

4. 가게를 나오며 출입구 쪽 창문 한편에 무심히 쌓여 있는 책들을 보았습니다. 사장님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풀어줄 책 들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식당을 운영과 관련된 책들과 역사 관련 소설, 설민석 선생님의 책 그리고 독서 관련 책들이 반가웠습니다. 이렇게 우연히 접하게 되는 타인의 책들을 보고 정말 어디에서도 추천받지 못하는 좋은 책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오늘도 우연한 책들과의 만남에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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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할때 내 주머니를 채우는 것들.
자동차키,지갑,전화기 가끔은 은행 OTP
엉덩이 뒷주머니에 꼽은 전화기 지갑의 모양을 너무나 싫어한다.
요즘 많은 남자들이 멋스럽게 들고 다니는
클러치를 싫어했다.
왠지 여성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내 마음에 변화를 준 명품 브랜드가
있다. 바로 보테가베네타 클러치이다.

트렁크에서 쭈글쭈글해진 백

 보테가베네타 클러치는 화려하지 않다.
상표의 이름이 없다.
장인이 한땀한땀 꼬아만든 “인트레치아토” 기법은
보테가베네타의 상징이다.

화려하지 않은 심플함이 보테가베네타의
매력이라 할수있다.

여러 브랜드를 보지 않고 클러치는
예전부터 보테가베네타를 찍어두었다.

사이즈도 작지않고 딱이다
튼튼한지퍼
A4용지 크기의 서류도 넣을수 있다

 구입은 부산 센템시티 신세계에서
구매하였으며 가격은 ₩237만원이다.

클러치를 써보며 실생활에서 느끼는
장단점들을 살펴보면서 사용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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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고등학생 아들은 기숙사에서 집에 온다.
아침에 잠시 책을 읽으러 서재 문을 열었다.
넓디넓은 책상엔 어제 도착한 아들의 책 가지가 널려있다.
나만의 공간이 사라졌다.

초등학생 딸은 나이에 비해 배려심 많고 아빠를 잘 챙긴다.
하지만 아직 자기방에서 잠을 자지 못하고 안방 나의 자리에서 취침을 한다.
내년에 중학생이 되면 안방에서 안 잔다고 하지만 믿을 수가 없다.

책 한권을 챙겨 딸아이의 방으로 향한다.
아침에 깔끔했던 방안은 온통 딸아이의 옷으로 덮여있다.

주섬주섬 옷들을 치우고 누울 자리를 만들었다.
내가 자는 곳은 딸의 침대다.

월요일 아들이 학교로 돌아가면 아들의 방으로 거처를 옮긴다.

내 공간을 찾기에 분주하다.

나는 초저녁에 잠을 자고 새벽 5시에 기상한다.
퇴근시간이 늦은 아내는 나와는 정반대의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다.
아내는 10시 정도에 출근해 8시에 퇴근을 한다.

나의 퇴근시간은 오후 4시이다.6시가 되면 항상 배가 고프다.
와이프와 딸을 기다리며 함께 저녁을 먹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배고픔에 부쩍 늘어나는 신경질과 예민함에 포기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한다.
늦게 끝나는 와이프의 생활 패턴을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혼자 먹는 저녁은 싫다.
가족들을 기다리다가 함께 먹는 저녁은 나의 배고픔에서 비롯된 짜증 때문에 싫다.

지금은 서로의 시간차를 배려한다.
내가 먼저 6시에 저녁을 먹은 뒤늦게 들어올 가족들을 위해 미리 음식을 준비해 둔다.

함께 저녁을 하진 못하지만 서로의 시간차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출근이 빠른 난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한 뒤 조용히 옷을 챙기러 안방에 들어간다.

자고 있는 아내와 아이를 깨우지 않으려 하지만 옷장에 옷이 잘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조그만 보조등을 켠 뒤 옷을 챙겨 나간다 아주 조심스럽게.
아내는 조그만 소리에도 민감해 이불을 뒤척인다. 아마 내가 들어온 걸 알고 잠에서 깼을 것이다.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다. 딸아이 방으로 옷장 까진 가져갈 수 없다.
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더 커가면 가족과의 시간차에도 변화가 다시 올 것이다.

중학생이 되면 딸아이는 자기 방으로 갈 것이며 나도 다시 안방으로 복귀해 나의 자리를 찾을 것이다.
아들은 얼마 안 가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날 수도 있을 것이며 서재는 다시 나의 공간이 될 것이다.

따로 또 같이 가족들의 시간차가 바뀌며 애들은 커가며 나와 아내는 나이 먹어 가겠지.
그리고 가족 간의 또 다른 시간차가 생길 것이다.

집안의 모든 방들에 조금씩 지분을 가지고 생활한다.
시간이 지나면 각 방들과 나의 계약관계도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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