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희 집에서 가장 바쁜건 둘째 딸아이 입니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올때는 항상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고있어 "잘 갔다왔어?"라는 제인사가 멋쩍어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듣기에는 별 내용 아닌것 같은데 30분 넘게 통화 하더니 "학원에서 만나서 이야기 하자"라고 통화를 마칩니다. 질풍노도의 중학생 시기이니 이해되지 않는 모든걸 이해해줄려고 노력중입니다. 아니 이해할수 있습니다.

저의 생일이 훌쩍 지났지만 아빠 책선물을 혼자 못해준것이 맘에 걸렸는지 물어보지 않았는데 문제집 사야한다면 오늘 서점에 간다고 크게 저에게 말합니다. 딸아이가 집을 나간뒤 와이프에게 이런저런 딸아이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빠가 요즘 관심있어 하는게 뭐야 엄마, 아빠 내가 고른책 재미없다고 안읽으면 어쩌지?, 엄마가 아빠책 추천해주면 안되요?" 생각보다 우리딸이 직접고른 저의 책선물에 고민이 많았나 봅니다.

제가 읽고 싶은 책은 언제든 제가 살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책을 읽다보면 제가 관심있어 하는것 좋아하는 분야의 책만 책장에 쌓이기 마련이더라구요. 읽는 책도 주제가 편협해 지는것 같았는데 가족들이 골라준 책을 선물 받아보니 제가 쉽게 구매하지 않았을 책들을 읽을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몇시간 뒤 학원다녀온 딸이 "아빠, 좋아하지 않더라도 선물이니 읽어 보세요"하며 책을 건네 주었습니다. 책 받기전에 딸아이의 소중한 책선물 증정을 기념 사진을 찍고 나서 책을 받았습니다.

사실 식구들에게 받는 책이 제맘에 들고 안들곤 크게 상관이 없고 책을 고를때 "아빠가 그리고 남편이 어떤책을 읽으면 좋을까?" 생각해주는 마음이 저에겐 가장 큰 선물이란 생각이 듭니다.

온전히 혼자 일어나 있는 새벽 아침 이글을 마무리 한뒤 "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 책장을 넘겨 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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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집에만 있기가 갑갑하여 걷기 좋은곳이 어디 없을까? 하고 찾다가 발견한 "장성호 수변트레킹길"입니다.

장성호를 삥 둘러 목재데크가 깔려 있어 멋진 호수뷰를 보며 걸을수 있습니다.

첫음 방문한 날은 댐으로 올라 왼쪽길에 있는 수변길을 걸었습니다. 입구쪽엔 통행료를 받는곳이 있는데 3천원을 내면 장성 3원짜리 장성 지역 상품권을 주었습니다. 수변길을 걷다 보면 출렁다리가 나오는데 거기 매점에서 상품권으로 물이나 커피 약간의 간식거리를 필요하면 상품권으로 구매할수 있습니다.

요즘 지역 상품권 정말 많은데 장성도 그 일환으로 이곳을 방문한 분들께 지역상품권으로 조금이나마 상권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한것인것 같습니다.

출렁다리가 두개가 나오는데 와이프가 흔들리는 다리를 무서워해서 첫번째 출렁다리까지만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날씨가 좋아 사람들이 많아 수변데크를 걷는데 마주오는 사람들을 부딛치치 않게 계속 피하면서 걸어야 했습니다. 끝까지 가보지 않아서 끝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평평한 목재데크가 쭉 펼쳐져 있어서 걷는덴 최고 였던것 같습니다.

와이프와 둘이 연신 "걷기 좋다"를 연발하며 걸었습니다. 마주오는 사람들이 없을땐 마스크도 내려서 깊게 숨을 들이마셔 깨끗한 공기를 폐로 집어 넣었습니다. 이럴때 마다 코로나가 존재 하지 않을때가 얼마나 행복했던 때인지를 다시금 느낍니다.

저번주에 두번째로 이곳에 다시 걷기 위해 왔습니다. 이번엔 왼쪽이 아닌 오른쪽 수변길을 택해 걸었습니다. 저번과 달리 눈도 오고 엄청 날씨가 추워서 사람들은 많이 않았습니다. 오른쪽방면 길은 3천원을을 내서 상품권으로 바꿔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걷다보니 건네편에 출렁다리와 휴게소가 보였습니다.

저에겐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오른쪽 길 수변로가 더 좋았습니다. 5천보 정도 걷다가 다시 돌아올 일이 생각나 반대로 다시 걸어왔습니다. 총 만보 정도를 걷기로 채웠습니다. 장성호 한바퀴를 다 돌면 걷기 거리가 상당할것 같습니다.

걷다가 조금 힘들면 데크에 기대서 장성호의 잔잔한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복잡했던 마음도 차분해 집니다. 걷기에 너무도 좋았던 장성호 트레킹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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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그리고 날씨와 분위기에 꼭 땡기는 음식이 있습니다. 제철음식 이라고도 하지요. 가을엔 전어, 봄엔 쭈구미, 비오는날엔 삼겹살에 소주, 막걸리 파전등등. 어느 무더운날 친구가 물회가 먹고 싶다고 해서 찾게된 맛집 "포항물회" 입니다.

친구가 아니었으면 동네 주변에 물회를 하는 집이 있는줄도 몰랐었겠죠. 사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땐 테이블이 4개에 인상좋으신 사장님이 주방에서 정갈하게 요리복을 입으시고 홀에서는 아주머니가 서빙을 담당하셨습니다.

여름철에는 가게가 너무 좁은데 사람들이 많이 몰려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친구와 그날 좁은 테이블 사이에 몸을 구겨넣고 너무 맛있게 물회를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포항 물회가 유명하지만 포항까지 가지 않고도 내인생에선 가장 맛있었던 물회 였습니다.

친구와 첫방문뒤 집에가서 물회 맛집을 찾았다며 와이프에게 자랑한뒤 식구들과 그리고 부모님을 포함해 여러명에게 "포항물회"를 소개해주었습니다. 시간이 좀 흘러 어느날 다시 방문한 식당은 평수가 넓은 옆건물로 이사를 했습니다. 두분이서 하시던 식당은 넓어진 식당 크기 때문에 일하는 직원도 2-3명으로 늘어 있었습니다.

맛있는 물회를  이젠 기다림 없이  먹을수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식당이 커지고 난뒤 얼마뒤에 갔을땐 홀에서 일하시는 사모님 표정이 많이 어두우셨습니다. 적은 가게에서 했을때 보다 많은 손님들 여러가지 늘어난 일들 때문에 힘드신거 같아 보였습니다.

나이가 더 있으신 사장님도 주방에서 웬지 힘들어 보이시더라구요. 또 그렇게 시간이 흘러 몇달뒤에 방문한 포항물회엔 새로운 얼굴들이 저희를 맞이하셨습니다. 음식을 다 먹고 궁금해서 여쭈어 보았습니다.

"혹시 전에 계시던 사장님은 어디 가셨나요?" "아, 몸이 좀 안좋으셔셔 저희가 인수하게 되었어요."란 답이 돌아왔습니다.

새로 가게를 인수하신 사장님은 횟집에서 오랜 경력을 가지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사장님이 바뀌셨지만 물회 맛은 완전 그대로 똑같은 맛이었습니다.

물회 종류가 여려가지 있지만 전 항상 \13,000짜리 일반물회를 먹습니다. 해산물이 더 들어간 물회보단 일반물회가 제 입맛엔 맛더라구요.

물회도 맛있지만 "포항물회"의 회덮밥도 즐겨 먹습니다. 항상 와이프와 오면 일반물회와 회덮밥을 하나씩 시켜 절반씩 나눠 먹습니다.

회덮밥에 들어간 야채가 많아 비벼서 먹을때 입안에서 아삭-아삭 싱싱한 씹는 소리가 유난히 큰듯합니다.

음식은 주문하면 정말 빨리 나옵니다. 주방에서 음식이 나오면 로봇서빙 기계가 저희 자리까지 음식을 가져다 줍니다. 주방 가까이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을땐 2미터 정도 되는 거리도 로봇서빙이 오는게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음식을 로봇 서빙기에서 내리고 돌아가라는 버튼을 눌러주면 다시 주방 앞으로 씩씩하게 가더군요.

물회나 회덮밥등 어떤 음식을 시키든 푸짐한 계란찜이 반찬으로 같이 나옵니다. 일반물회에도 얼음이 녹으면 찐한 물회 국물이 만들어져 같이 주신 국수사리 그리고 밥을 넣어서 같이 먹으면 정말 푸짐한 한끼가 됩니다.

음식맛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 참고하고 읽어 주시길 바래요. 저에겐 너무 맛있어서 자주 찾아가는 "포항물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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