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ssg 과의 경기가 비로 연기되었다. 그리고 꼴찌였던 키움이 한화를 이기면서 전년도 우승자 기아는 순위표 최하위를 기어코 차지했다.

개막하자마자 mvp 김도영의 부상, 골든글러브 유격수 박찬호 부상, 한국시리즈 mvp 2루수 김선빈 부상 그리고 어제 곽도규까지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했다.

야구에서 부상자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지만 기아 타이거즈 선수들의 부상은 더 크게 느껴진다.

게시판엔 이범호 감독을 질타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최고 연봉 받는 감독이 작년 우승후 유튜브를 20개 넘게 출연했네, 형님 야구, 자율야구해서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네."

팬층이 두껍고 인기 있는 구단은 성적이 좋지 않으면 다른 팀들보다 더 강한 팬들의 채찍을 받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기아팬으로써 아직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김도영이 돌아온다고 해서 성적이 바로 우샹향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김도영과 부상 선수들은 시즌 내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김규성, 박정우, 변우혁 같은 백업 멤버들이 주전만큼 해주고 있다.

시즌 144 경기 중 10%로도 채우지 않은 시점에 구단을 비판하기보다는 잘할 수 있도록 응원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준비는 잘 했지만 운이 따라주지 못하는 시점을 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윤영철 투수의 눈물을 며칠 전 보았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에 이번 시즌에 정말 커리어 하이를 찍을 줄 알았는데 선발 두 경기에서 처참히 무너졌다.

더그아웃에서 항상 웃던 스마일맨이 빨개진 얼굴 위로 눈물을 흘릴 때 가슴 아팠다. 누구보다도 윤영철이 시즌 준비를 잘 했던걸 알기에...

작년 우승 때와 타이거스 멤버는 거의 달라진 게 없다, 전력도 작년 그대로라 생각한다.

앞으로 운이 얼마나 기아를 위해 따라 주느냐에 따라 순위는 아래보다는 위로 향할 확률이 크다고 생각한다. 성적이 안 좋을 때 성난 말보다는 응원을 더 해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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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응원하고 좋아하는 야구팀이 1위로 시즌을 마친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기아가 해태였던 시절부터 우승하는 걸 많이 보았지만 질릴 수 없는 게 우승이자 1위이다.

기아는 전력상 우승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백 프로는 아니었다. 거기다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불미스러운 일로 감독이 경질되었다.

갑작스레 지휘봉을 잡게 된 건 타격코치였던 이범호 감독이었다.

선수 시절에도 야구선수로 영리하고 리더십이 출중한 선수였지만 10개 구단 중 가장 나이 어린 초보 감독으로 걱정 어린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오늘 기아의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 지은 후 어느 누구도 이범호 감독에 물음표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

너무나 많은 선수들이 올해 잠재력을 터뜨려 주고 본인의 이름값을 해줘 기아가 정규 시즌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몇 명만 꼽자면 데뷔 3년 만에 MVP 급 활약을 한 김도영은 말이 필요 없다.

팀의 최고참으로 이제 실력이 꺾일 때도 된 것 같은데 올해도 100타점을 넘긴 최형우.


시즌 막판 엔시전에서 불후의 사고를 당했지만 스위퍼 마스터로 리그 최고의 투수로 자리매김한 제임스 네일.

초반 부상으로 조금 늦게 합류했지만 이름값 어디 가지 않는 나성범은 가볍게 홈런 20개를 기록했다.

쌍둥이처럼 거의 비슷한 경기를 출전해 안방을 책임진 두 명의 든든한 포수들 김태군과 한준수의 업적도 뺄 수 없다.

작년 엘지가 우승할 때도 함께 할 수 없었던 서건창은 고향팀 기아에 와서 1루 그리고 2루를 가리지 않는 수비에 3할을 찍는 타격으로 기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감을 주었다.

언급하고 싶은 선수가 너무 많지만 타이거스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 우승하고 나면 언급할 선수들을 남겨 둬야 할 것 같다.

기아 팬으로 다시 한번 7년 만의 정규 시즌 우승을 축하하며 준비 잘해서 12번째 우승을 팬들에게 안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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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개막 후 기아타이거즈는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1위는 언젠간 무너질 듯 조마조마하다. 2위 엔씨와 불과 1.5차 6위 두산과 3경기반 차이로 촘촘한 간격이다.

이들 팀들과 3연전 중 1번만 스윕을 당해도 바로 1위에서 밀려날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10개 팀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감독이다.

하지만 선수 시절부터 찬스에 강한 클러치 히터로 유명한 레전드 타자이다. 현역 때 그래서 "만루의 사나이"로 불렸다.

"1위 팀 기아 이범호의 리더십, 미팅, 삭발해서 성적 난다는 생각이 잘못"이라는 기사가 났다.



기사를 요약해 보면 선수단 미팅을 자주 갖냐고 묻자 이범호 감독은 "잘 안 가진다, 가끔 가져도 1분 안쪽으로 가진다, 선수 생활을 오래 해봤지만 선수단 미팅을 오래 한다고 팀이 좋아지지 않더라, 삭발을 한다고 성적이 좋아지지 않는다, 어차피 다 모아놓고 미팅해 봤자 선수들은 다 땅만 보고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나.

어제 경기를 졌다고 해서 다시 오지 않는다. 계속 과거에 잡혀 살아서는 안된다. 오늘 게임은 오늘 게임, 내일 게임은 내일 게임이라고 딱딱 끊어서 실수만 점검하고 넘어가야한다."

미팅을 하기보다는 개개인에게 다가가 컨디션 체크를 하고 각자의 애기를 듣는 게 더 좋다고 본다.



어릴 때부터 조직 생활의 불필요한 겉치레를 정말 싫어했다. 회의를 위한 회의, 높은 곳에 올라가 조회하는 교장 선수님의 훈화를 듣는 시간이 너무도 싫었다.

이렇듯 조직을 위해선 리더가 조직원 한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길 원한다.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은 야구단 뿐만 아니라 회사의 경영자들도 꼭 되새겨 보아야 할 말이다.

이제 갓 시작한 초보 감독이지만 누구보다도 믿음직스럽다.

올해 기아가 몇 위로 시즌을 끝낼지 모르지만 이범호 감독의 기아는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 볼수록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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