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메이저리그 진출 선수 중에 류현진을 가장 좋아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다저스에서 그의 등판 경기를 볼 때면 정말 편안했다.
위기가 찾아와 만루를 맞이해도 류현진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실점을 최소화하거나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두 번의 수술에도 그 어려운 재활을 견뎌내고 마운드에 다시 올라 건재함을 알렸다. 수술 후 선수 생활이 끝날 것이다란 예상을 뒤엎고 항상 다시 돌아왔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생활을 한화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 아쉽기도 했지만 반갑기도 했다.
이제 류현진을 다시 kbo에서 볼 수 있겠구나, 기아와 만날 때 레전드의 등판을 볼 수 있겠구나 상상했었다.
2위 엘지와의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치고 나성범이 무릎 구부리고 홈런을 쏘며 부활을 알렸고 김도영은 연일 홈런으로 mvp를 달리고 있을 때 류현진을 만나게 되었다.
대투수 양현종과 류현진의 매치업이 예정되었지만 내구성 좋은 양현종이 팔꿈치 저림 증상으로 부상자 명단으로 내려갔다.
세기의 대결이 될 것 같았지만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고 요즘 기세 좋은 "황동하"가 류현진의 맞상대로 결정되었다.
광주 기아 경기는 요즘 표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기아가 1위를 달리기 시작한 이후로 매번 매진 행렬이다.
갑작스러운 비로 토요일 경기가 취소되고 일요일에 더블헤더 경기가 잡혔다.
한국에 돌아온 류현진을 직접 보고 싶었다. 운 좋게 3층 좌석 두 개를 예매했다.
기세 좋은 기아의 불방망이가 류현진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 기대가 되었다.
최근 막판 경기 볼이 너무 좋았기에 류현진 공략이 쉽지 않을 건 예상했었다.
3회까지 철저히 기아는 끌려갔다. 류현진을 처음 상대해 본 김도영도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다.
활동하는 볼을 남발하며 무너졌고 초반에 5점을 내주었다.
하지만 5회가 지나가기 전에 김도영, 최형우 그리고 나성범이 홈런으로 5 대 5 동점으로 만들었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 홈런을 3개 맞은 게 13년 만이라고 했다.
잘 던지던 류현진이 무너지고 볼펜 싸움이 시작되었고 역전에 성공한 기아가 재역전을 당하고 경기는 지고 말았다.
경기는 졌지만 류현진이 투구를 한국에서 다시 보게 되었고 김도영의 홈런20 도루20개 클럽 달성도 직관으로 보게 되어 감개무량했다.
그리고 고향팀에 돌아와 다시 fa를 준비하고 있는 서건창이 1400안타를 기아에서 기록했다.
참으로 뜻깊은 일이 많았던 챔피언스 필드 경기 직관이었다. 기아가 경기는 패했지만 꽉 찬 경기장에서 신나게 소리 지를 수 있어 좋았던 하루였다.
김도영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팬들이 너무 많아 "광주 아이돌"이란 수식어가 왜 생겼는지 알 수 있었다.
후반기까지 1위를 놓지 않고 올해 기아가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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