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 외국인 1선발 "네일"은 사실 또 다른 외인 투수 크로우보다 낮게 평가된 선수였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개막하고 한국 프로야구를 씹어 먹어 버린다.
평균 자책점, 다승, 방어율 모두 최상위권으로 기아 타이거즈를 1위 자리에 당당히 올려놓는데 많은 지분을 올린 주인공이다.
네일의 주무기는 "스위퍼"이다. 슬라이더와 비슷한 구질의 가지고 있는데 변화가 더 심하다.
후반기 시작하며 승수 쌓기에 고전을 하였지만 최근 두 경기에 실점 없이 완벽하게 상대 타선을 틀어막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늦은 점심을 와이프와 함께 한 후 느긋한 토요일 저녁 맥주캔 하나를 터놓고 네일의 선발 등판 경기를 보고 있었다.
예상대로 네일은 무실점 투구를 5회까지 이어가고 있었다.
오늘 네일의 구위가 상당히 좋다는 걸 느꼈다. 투구수도 경제적으로 관리하며 6-7회까진 무난하게 던질 듯 보였다.
엔씨의 데이비스가 타석에 나왔고 맥주에 어울린 만 한 안주를 찾아 냉장고 문을 열면서 곁눈질로 네일이 데이비스에게 투구하는 걸 보았다.
배트에 맞은 공은 순식간에 네일의 얼굴로 향했고 몸을 웅크리기도 전에 공은 네일의 턱을 강타했고 그보다 빠르게 네일은 글러브를 던지고 얼굴을 가렸다.
바로 직감했다. 이건 보통 부상이 아닐 것 같다. 얼굴을 가리고 네일은 고통을 참으며 바로 더그아웃으로 뛰어 퇴장을 했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냉장고 문을 열어놓고 닫는 것도 잊어버렸다.
그 후 이범호 감독의 얼굴이 모든 기아 팬들의 마음과 같았다.
하루가 지나고 네일의 검사 결과가 나왔다. "턱관절 골절" 최소 2달 이상, 그리고 바로 오늘 수술에 들어갔다.
앞으로 기아는 20경기 남짓 경기가 남아있다. 1선발 네일은 남은 경기에 돌아오지 못한다. 기아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 해도 네일이 부상에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 의리, 윤영철도 없다.
이제 2경기에 선발로 나온 "라우어"는 아직 긁다만 복권이라 대박이 될지 꽝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기아 타이거즈의 우승을 바라는 팬으로서 "네일의 부상"은 생각보다 큰 슬픔이다.
그럼에도 기아가 이 위기를 잘 벗어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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