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시빌워를
주말에 극장에서 보았다.

보고 싶은 영화는 되도록 빨리 보는 게 낫다. 영화 상영 주기가 날로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체하다간 바로 극장에서 막을 내리기 때문이다.


"시빌워"는 미국에 내란이 발생해 대통령이 중심에 정부가 시민군에 의해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 종군 기자인 주인공(커스틴 던스트) 대통령의 마지막을 취재하기 위해 백악관으로 향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어릴 적 "뱀파이어와 인터뷰"에서 창백한 피부를 가진 어린 소녀 역 커스틴 던스트가 중년의 종군기자로 나오는데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걸 느끼게 해주었다.

그녀를 따르는 신입 종군기자 역으로 "케일리 스패니"가 나오는데 얼마 전 에일리언 로물루스 주인공으로 본 적이 있어 반가웠다.

개인적으로 "케일리 스패니"는 앞으로 할리우드 중심 여배우로 잘 성장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넷플릭스 "나르코스"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친 "와그너 모라"까지 나와 반가웠다.

나르코스 배우 와그너 모라

강대국 미국이 내전을 겪는다는 게 생소했지만 현재 우리나라도 서로 다른 이념으로 갈라져 있는 상황이 비슷하게 느껴져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초반엔 살짝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백악관까지 가는 여정에서 같은 미국인들이 서로를 죽이는 장면들이 기자들의 시점으로 생생하게 표현되어 몰입감이 상당했다.

이 영화의 최고의 장면으로 난 "제시 플레먼스"가 나오는 5분으로 꼽고 싶다.

브레이킹 배드에서부터 좋아하는 배우로 언제 나오나 기다렸는데 영화 시작 후 1시간 정도가 지나야 만날 수 있었다.

제시 플레먼스

빨간 선글라스를 끼고 총을 들고 있는 그가 나오는 5분은 정말 숨을 죽이고 보았다.

시빌워를 보고 나서 "제시 플레먼스와 주인공 커스틴 던스트" 부부 사이란 걸 알고 적잖이 놀랬다.

내전의 순간을 따라가다 주인공들이 카메라 셔터를 누를 때마다 총을 쏘는 것보다 더 강렬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영어로 사진을 찍다란 단어가 "shoot"이다.

이 영화를 보면 단어의 의미가 잘 이해가 간다.
극장을 나와 집에서 용산 대통령 관저 반으로 나눠져 앉아 있는 시민들의 뉴스를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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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와 방학이 겹친 날들에 극장에서 마땅히 볼 영화가 없었는데 광복절 연휴 전날 기다리던 "에일리언 로물루스"가 개봉했다.

오랜만에 심야 시간 때 영화를 예매했다.

오후11시 30분 시작해서 집에 오니 새벽 2시가 넘었다. 다음날 휴무라 크게 부담은 없었다.

리들이 스콧 감독을 좋아하고 그가 탄생시킨 "에일리언" 시리즈 영화는 모두 보았다.

이번 에일리언 로물루스도 리들리 스콧이 제작에 참여한 것 같다. 지금까지 많은 에일리언 영화가 있지만 가장 좋았던 영화는 제임스 카메룬이 감독한 에일리언2와 에일리언의 프리퀄을 다룬 "프로메테우스" 두 편이다.

이번 "에일리언 로물루스"는 자칭 에일리언 시리즈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맨 인 더 다크"로 데뷔한 감독"페데 알바레즈"가 맡았다.

페데 알바레즈 감독

맨 인 더 다크가 독특한 영화였기 때문에 이번 에일리언 영화가 더 기대 되었다.

주연배우들은 모두 이름을 알 수 없는 신선한 인물들이었다.

에일리언 로물루스는 에일리언 시리즈 중 시간대를 따지면 중간 정도 시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에일리언 시리즈를 한 번도 보지 못한 관객이라도 그냥 보기엔 문제가 없다.

다만 지금까지 쭉 에일리언 시리즈를 빠지지 않고 본 관객이라면 이번 영화에 깨알같이 들어가 있는 전편들의 오마주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에일리언 영화의 관전 포인트가 몇 가지 있다.

인조인간의 활약, 여전사 주인공의 활약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에일리언을 보는 재미

데이비드 존슨

에일리언 로물루스에는 처음으로 흑인 인조인간이 나온다.

처음 봤을 땐 굉장히 동정심을 일으키는 얼굴 때문에 몰입이 안 되었는데 에일리언이 튀어나오고부터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기계의 역할을 잘 연기해 준 것 같다.

AI 빠지면 대화가 안되는 요즘 미래에 우리가 언제든 마주칠 수 있는 인공지능 ai와 인간의 윤리적 문제를 영화에서 갈등 요소로 잘 보여준다.

예를 들자면 인간 3명이 죽고 인간 10명을 구했는데 기계는 감정이 없기 때문에 인간 3명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라 여긴다.

하지만 사람은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 3명이 죽임으로 10명을 구하는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결국 13명 모두가 죽는 걸 선택하는 존재이다.

이런 고민들은 인공지능 기능을 가진 로봇들이 미래에 나올 때마다 우리를 고민에 빠뜨리는 문제이기도 하다.

주인공 레인 역을 맡은 "케일리 스패니"는 여전사로는 어울리지 않는 미소년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영화 후반부에 갈수록 강단 있는 모습으로 전편과는 또 다른 에일리언 여전사 역할을 보여준다.

“프리실라"라는 영화에 주인공으로 나왔다고 하는데 난 처음 보는 배우였다.

내게 익숙한 배우들이 한 명도 없어서 오히려 몰입하기 좋았던 에일리언 영화였던 것 같다.

에일리언 로물루스에는 이제까지 에일리언 시리즈에 나왔던 모든 종류의 에일리언 타입들을 보여준다.

밀폐된 우주선, 계속해서 울리는 경고등 소리, 고요하고 무한대인 우주, 사람의 모습을 한 인조인간 그리고 인간을 숙주로 삼아 번식하는 우주괴물을 볼 수 있는 에일리언 시리즈가 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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