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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서 내가 정말 자주 가는 국숫집이 있다. 처음 그 집을 발견했을 땐 이렇게 사람들로 넘쳐 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유명세와 더불어 식당이 확장되고 주차장도 넓어졌으며 직원들도 많이 늘어 갔다.

아침 9시 30분부터 문을 열기 때문에 주말엔 아침 식사하러 국숫집에 간다. 최근에 국숫집에 가니 한 가지 변화가 눈에 띄었다.

가게에 들어서면 먼저 번호표가 적힌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가방이나 옷 등을 놔두고 카운터로 향해 주문을 하고 선불 계산을 한 뒤 내가 앉았던 테이블 번호를 말해주면 국수가 바로 서빙된다.

하지만 지금은 자리를 먼저 잡고 앉으면 안 된다. 줄을 선뒤 주문을 하고 계산을 하고 나면 사장님이 앉을 테이블 번호를 말해준다.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있어 시스템을 바꾼 것 같았다. 와이프가 계산을 하고 테이블에 앉고 나니 카운터에 있는 모니터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런데 모니터 화면 안엔 아주 조그마한 네모 점들이 떠 있었다.

아.. 모니터 화면에 테이블 번호가 VR처럼 표시가 되는가 보구나!!

과학적 발전에 다시금 머리를 끄덕였다. 사장님은 비어있는 테이블을 보고 테이블 위에 뜬 번호를 바로바로 손님들에게 안내를 하시고 있었다.

아마 전에는 미리 자리 잡은 손님들이 이러 저런 이유로 자리를 자주 옮기면서 서빙하는데 에러가 많이 난 듯 보였다.

그래서 이런 방법으로 바꾼 것 같다. 역시 식당이든 기업이든 불편한 점을 계속 보완하면서 이렇게 일하기 편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간다는 게 멋져 보였다.

약간 혼자 감탄하고 있는데 와이프가 "저거 자기가 생각하는 디지털이나 vr같은 최첨단 기술 아니야...,자세히 들여다봐봐, 저거 테이블 위에 번호를 작은 종이를 오려 다 일일이 붙여 놓은 거야~~"라고 말했다.

사진을 찍어 확대해 보니 와이프 말이 정말 맞았다. 손품을 팔아서 저렇게 만든거구나..

어떠한 어려움에 봉착했을때 사람들은 어떻게든 해결책을 마련해 낸다..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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