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 스톤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가여운 것들"을 주말에 시청했다.

이젠 거장으로 불리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하지만 그의 영화를 볼 땐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가여운 것들 보기 전에 "더 페이버릿"을 보았는데 요르고스 영화 치고 꾀나 정상적이고 약한 맛이었던 것 같다.

요르고스 란티모스에게 "엠마 스톤"은 이제 그의 뮤즈 같아 보인다.

벌써 2개의 영화를 같이 했고 가여운 것들 다음 영화에서도 호흡을 맞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영화가 우리나라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다고 하니 기대가 아주 만발이다.

가여운 것들은 영화 초반 절반은 흑백 화면으로 가고 절반 후반은 컬로 화면으로 보여준다.
주인공인 "벨라"의 심경 변화에 따른 화면 변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섹스 장면이 상당히 많이 나와 거실에서 영화를 보다 딸아이가 방문을 열고 나오면 티브를 껐다가 학원에 가자 다시 보기 시작했다.

적나라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엠마 스톤이 연기하면서 힘들었을 것 같다.

프렝켄슈타인을 모티브 삼은 작품이란 정보만 가지고 영화를 보았다.

자살한 벨라가 혼수상태로 발견되었는데 임신 중이었다.

배 속에 있는 아이의 뇌를 벨라에게 이식해서 그녀는 다시 태어난다.
참 생각지도 못한 발상이다.

몸도 마음도 백지상태인 어린아이의 의식으로 벨라는 서서히 세상을 배우게 된다.

영화 후반부에 배를 타고 여행을 하는 장면이 나에겐 제일 기억에 남는다.

거기서 만났던 부자이자 지적 능력을 갖춘 친구를 만나 벨라는 많이 변한다.

화려한 색감으로 나왔던 크루즈선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안 어울렸다.

그랜드 부다 페스트 호텔을 만든 "웨스 앤더슨"의 작품이라 해도 믿겠더라.

누군가  영화를 한마디로 정의했다.
"가여운 것들에서 가여운 것들을 아는 사람으로 바뀌는 벨라의 이야기"라고 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처럼 독보적이게 자신의 철학을 딱 잡아놓고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많았으면 한다.
다음 영화도 기대해 본다.

728x90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그리스 감독이다. 독특한 이름 때문에 잊을 수 없다. 그의 첫 영화로 "킬링 디어"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의 영화는 일반 영화들과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었다. 보고 나서 뭔가 찝찝함과 그렇다고 보지 않을 수 없는 연출 기술을 가진 것 같다.

"킬링 디어"에서 나오는 "배리 케오간"의 연기를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돋는다.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영화는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를 직, 간접적으로 스토리에 녹여 내려 영화에 표현한다고 한다.

킬링 디어를 보고 그의 영화를 찾아보았다. 그렇게 해서 "더 랍스터"를 보게 되었다. 더 랍스터 역시 일반적인 서사의 영화는 아니었다.

그리고 최근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배우, 엠마 스톤과 "더 페이버릿"을 만들어 그녀와 함께 많은 영화제의 상을 휩쓸었다.

조금 늦게 그러니깐 최근에 "더 페이버릿"을 보았다. 이전 영화와는 다르게 내 기준상 상당히 기묘하지 않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스토리의 영화였다.

앤 여왕 역을 맡은 "올리비아 콜맨"의 연기도 좋았지만 "더 랍스터"에서부터 호흡을 맞춘 "레이첼 와이즈"의 연기가 난 좋았다.

실존 인물의 영국의 "앤"여왕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여왕 주변에서 비선실세 역할을 한두 여인의 이야기를 영화에선 재미있게 보여준다.

오래전 영국에선 이렇게 여왕이 나라를 통치했다고 생각하니 이질감이 들었다.

궁금해서 찾아본 앤 여왕

예나 지금이나 여왕이든 왕이든 대통령이든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 나라가 좌지 우지 될 수 있다는 걸 영화를 보면서 느꼈다.


"더 페이버릿"을 보는 내내 주인공인 세 여자들을 보고 있으니 주변부의 남자들이 이제까지 나왔던 여자들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영화든 현실 세계에서든 아직도 여성들이 뚫어야 할 유리천장이 높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파워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가장 최근인 지금 "가여운 것들"에서 열연한 엠마 스톤이 여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가여운것들 포스터

2019년 아카데미에선 "더 페이버릿"의 올리비아 콜맨 역시 여우주연상을 거머줜다. 이쯤 되면 요르고스 란티모스 영화에 나오는 여자 배우들은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에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할리우드를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명감독 반열에 오른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영화는 이제 놓칠 수 없을 것 같다.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