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보걷기를 20일 가까이 채우고 있다. 하루가 지나기전 만보가 채워지지 않을땐 무조건 부족한 걸음수를 채우기 위해 바깥으로 나간다.

동네주변 매번 똑같은 길을 걷기 싫어 지하철을 타고 이곳 저곳을 내려 걷는다.

금남로 4가에 내려 광주 시내를 열심히 걷다가 술집이 많은 동명동 거리에 접어 들었다.
열대야가 심해 오늘도 밤 8시가 넘어서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다.

걷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 내 옆으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걷는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한 웃음소리와 떠뜨는 소리가 들린다.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 비틀어 짜면 땀이 줄줄 떨어질것 같았다.

횡단보도의 파란불을 기다리고 있는중 고개를 돌렸는데 시원하게 얼음이 낀 생맥주를 한손으로 잡고 목으로 들이키는 사람과 살짝 눈이 마주쳤다.

그 사이 신호가 바뀌었고 앞으로 걸어갔지만 내 신경온 온통 살얼음 생맥주에 몰려 있었다.

얼마 걷다가 다시 걸어온 길을 되돌아 올라갔다. 뭔가에 홀리듯이 횡단보도를 다시 건너고 생맥주와 마주했던 가게로 들어갔다.

운좋게 딱 한자리가 남아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쳤던 사람의 테이블의 생맥주의 브랜드를 확인한후 주문을 급하게 했다.

"토리아에즈"란 꼬치구이 전문점이었다. 와이프와 안주로 꼬치구이 4개를 주문했다.

가게안은 시원했지만 카운트쪽 테이블에서 직원분이 열기에 갇혀 열심히 꼬치구이를 굽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는게 안쓰러웠지만 그럴수록 꼬치구이가 더욱 맛있을것 같은 느낌이었다.

기린 살얼음 생맥주가 테이블에 도착했고 절반을 한번에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만보 걷기를 할수록 맥주가 더 맛있고 식욕이 더욱 살아 나는것 같다.

뜨끈하게 구워진 꼬치구이 맛도 일품이어서 맥주와 아주 잘 어울렸다.

모든 주문은 테이블마다 놓여진 하얀 메모지에 볼펜으로 적어 직원에게 주면된다.

아스파라가스와 삼겹살 말이 꼬치구이 4개를 주문했다.

"토리아에즈"는 크지 않은 가게였지만 시원한 생맥주와 꼬치구이를 가볍게 즐길수 있는 좋은 장소 였다.
가게를 나오면서 언젠가 또 걷다가 목이 마르면 들어와서 목을 축이고 싶은 곳이다란 이야기를 와이프와 했다.

기분좋은 취기가 올라올때쯤 집으로 가는길 걷기를 다시 시작했다.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