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가 파열돼 양쪽 뒷다리 모두 수술한 밍구는 살이 찌면 안 된다. 그래서 먹성 좋은 아이지만 평생 먹는 것을 관리하면서 살아야 한다.

나 밥 안먹는다

어느 날부터 밥그릇에 사료를 그대로 남기는 날이 계속되었다.

내가 살짝 냄새를 맡아 보아도 맛없게
보이는 이유는 뭘까?
분위기 전환을 위해 밍구의 사료를 바꾸기로 했다.

다이어트 사료인데 "내추럴랩"이란 제품이다.
처음 바뀐 사료 먹는 날 밍구는 코를 살며시 사료에 대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혓바닥으로 사료 몇 알을 바닥에 떨어뜨린 후 조심히 몇 알을 씹고 나서 안전을 확인하더니 무지막지하게 먹기 시작했다.

새로운 밥이 맘에 든 모양이다. 사료 모양이 하트 모양 같기도 하고 별 모양 같기도 하고 초코볼 시리얼 같기도 한 모양이다.

냄새를 맡아보니 확실히 예전 사료 냄새보단 맛있는 냄새가 난다.

밍구가 예전 사료를 안 먹는 데엔 분명히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반려견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사람에게
정확히 표현할 수가 없다.
반려견들의 조그마한 행동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밍구가 다시 사료를 잘 먹는 모습을
보니 암튼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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