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에 위치한 "두암식당"은 오래전부터 자주 방문하던 식당이다.
현재는 아드님이 이어받아 "두암식당"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고 있다.
20년 전에도 짚불 향기가 그윽하게 밴 고기 맛이 생각날 때면 가고 했는데 그 맛 그대로를 아직도 잘 유지하고 있다.
갈 때마다 사장님이 식당 한편 좁은 곳에 목욕탕에서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의자를 하나 놔두고 볏짚에 땀을 뻘뻘 흘리며 고기를 굽는 모습이 생생하다.
여전히 같은 장소에서 고기는 구워져 식탁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지금 사장님의 어머니 아버지가 하실 땐 직원도 많지 않고 홀서빙 한 명만 채용해서 가게를 운영했는데 지금은 외국인 직원들 포함해 수가 상당히 많은 것 같다.
평일이었지만 점심시간에 20분 정도 웨이팅을 하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알림 톡 서비스가 있기에 차 안에서 에어컨을 쐬며 기다릴 수 있었다.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다녀간 흔적이 훈장처럼 입구 앞쪽에 나열되어 있었다.
짚불구이 3인분에 칠게장 비빔밥을 3개 주문했다.
물가에 따라 가격은 옛날에 비해서 올랐지만 지금 안 오르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이해가 된다.
짚불 목살은 새로 추가된 메뉴인것 같은데 난 그냥 일반 짚불구이가 좋다.
짚불 향기가 벤 고기도 좋지만 "두암식당"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양파김치"와 "칠게장"이다.
품질이 뛰어난 무안양파에 양념을 잔뜩 삼킨 양파김치는 짚불구이와 찰떡궁합을 보여준다.
상추에 고기와 함께 꼭 쌈 싸 먹어야 한다. 그리고 아주 조그마한 게를 갈아서 만든 "칠게장 양념"은 짚불구이와 찍어 먹어도 맛있지만 계란 올린 비빔밥에 비벼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나만 알고 싶었던 "두암식당"이 너무 유명해져 갈 때마다 웨이팅 걱정을 해야 하지만 아드님이 식당 운영권을 받은 뒤 더욱 번영해가는 가게를 보니 내가 더 뿌듯해진다.
식당 바로 뒤편에는 ktx가 지나가는 기찻길이 있는데 타이밍이 잘 맞으면 식사 도중 웅장한 기차소리도 들을 수 있다.
어렸을 적 외할머니 집 앞이 기차역이었는데 "두암식당"에서 기차 지나가는 소리를 들을 때면 외할머니 댁이 생각난다.
그래서 음식을 먹다가도 기분이 좋아진다. 혹시 두암식당에 간다면 운 좋으면 기차 소리도 들을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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