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창 앞에서 책을 읽으며 밖을 바라볼 수 있는 카페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자주 지나다니는 길이었는데 언제 이런 카페가 있었지? 했다.

2층 카페로 올라가기 전 계단 앞에 세워진 영업시간 게시판이 보였다.

주말은 12시까지 영업하고 평일엔 10시에 문을 닫는다.

저녁에는 하이볼과 와인 종류의 술도 판매하고 있어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것 같다.
상당히 이른 시간 방문이어서 그런지 카페에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첫 손님으로 카페나 식당을 들어가는 일은 언제나 약간 머쓱하다.

책 읽고 싶었던 창가 자리는 모두 비어 있어서 가장 가운데 창가 쪽으로 자리 잡고 앉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원두를 골라야 했다.
커피를 잘 모르지만 오늘은 새로운 걸 시도해 보고 싶었다.

에티오피아 원두를 자신 있게 말했다. 와이프가 옆에서 이상하게 쳐다봤다.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길들여저 있는 혀가 빨대로 한번 빨았는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쓴맛이 느껴졌다.

아... 나하곤 친해지긴 힘들 것 같은 에디오피아 원두인 것 같다.
쓰기는 쓴데 이게 누룽지 맛도 나는 것 같고....

라임 파이가 먹음직스럽게 보여 그것도 하나 주문했다.
통창 앞엔 전시용 책이 하나씩 놓여 있었는데 우리 앞엔 배우 박정민이 쓴 책이 있었다.

햇볕이 강하게 들어오는 자리라 책이 많이 바래 있었다.
커피와 라임 파이를 사장님이 직접 자리까지 서빙해 주었다.

적당한 음악에 창문을 통해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파란 나뭇잎과 밖의 풍경이 너무 좋았다.
책을 한참 읽다가 멍하니 밖을 보기도 하고 와이프와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카페 한편에는 누군가가 가져다 논 책들이 있었는데 궁금해서 사진으로 찍어서 확대해 보았다.

시집과 소설책들 그리고 내가 읽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 끝내지 못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눈에 들어왔다.

어딜 가나 책이 있으면 호기심이 발동한다. 우연히 좋은 책들을 소개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카페 공과사는 어두워진 저녁에 오면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줄 것 같았다.

시간이 되면 다음엔 책을 들고 저녁에 한번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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