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날 저녁 소고기를 먹고 마지막에 후식 떡국까지 먹었더니 몸이 움직임을 요구했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늦은 저녁에 과식은 속을 불편하게 만든다.

방금 생각났는데 후식 떡국을 먹고 맥도널드에서 아이스크림콘도 하나 먹은 게 생각났다.
와이프와 집을 나와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매번 걷는 길은 지루해서 방향을 다른 곳으로 틀어 걷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었더니 갈증이 심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걷기가 2천보 정도 되었을 때 갑자기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났다.

시끌벅적한 술집보단 잔잔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LP 바가 생각났다. 걷다가 멈춰 주변에 lp 바를 검색해 보니 "해에게서 소년에게"란 가게가 검색되었다.

700미터만 걸어가면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간판은 없었다. 가게 안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때문에 장사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고 왼쪽 벽 쪽에 커다란 스피커가 보였다.

사장님이 축구팬인지 유명한 선수들의 유니폼이 벽에 걸려 있었다.

무심하게 나열된 책들 그리고 조명이 켜져 있는 책상이 노래 감상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와이프는 "라이카 하이볼", 난 기린 이치방 맥주를 주문했다.

술을 주문하니 간단한 간식거리를 내주었다.

특이하게 음식을 가지고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데 다 먹고 쓰레기는 수거해 가야 한다.

목마름이 극대화되어있어 맥주를 급하게 목구멍으로 넘겼다.

목마름이 조금 가시고나자 사장님이 볼펜과 종이를 가져다주었다.

인당 노래 1곡을 신청곡으로 틀어 준다고 했다.

그 와중에 사장님이 lp 판을 원반 위에 올리고 뾰쪽한 침을 판위에 올렸다.

누군지 모를 처음 듣는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노래 듣는 사람들을 생각하기보다는 본인 기분에 한껏 취해서 "내가 얼마나 지금 멋진 줄 아냐"라는 기운이 넘치는 가수였다.

나도 모르게 어디선가 보았던 "배우 최민수님"이 분위기에 취해 노래 부르던 영상이 생각났다.

노래 한 곡을 신청했고 한 모금 남은 맥주를 노래가 끝나자 바로 삼켰다.

무작정 걷다가 맥주 한 잔이 생각날 때 다시 들르고 싶은 lp바 "해에게서 소년에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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