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계획에 광주편이 나와 관심 있게 보았다. 송정역에 전현무와 곽튜브가 내리는 장면이 나오자마자 낯익은 거리들이 반가웠다.

내가 아는 식당들이 몇 군데나 나올까 기대했는데 첫 번째 식당부터 기대가 깨졌다.

광주에서 변두리 쪽 마을에 속하는 평동산단 쪽 "명화식육식당"이 첫 목적지로 나왔다.

전현무도 예전에 가본 적이 있다고 했는데 광주에 살고 있는 난 처음 보는 곳이었다. 애호박 국밥집으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나에게 왜 정보가 하나도 없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티브이를 통해 알게 되는 우리 지역 맛집들이 의외로 많다. 꼭 가봐야지 생각해 보고 있다가 오늘 길을 나섰다.

얼마 전에 전현무계획에서 다녀갔기에 사람들이 많을 거라 예상은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았다. 시골 변두리 조그마한 마을에 "명화식육식당"이 보이랑 말랑할 때부터 길게 줄 서 있는 차들이 보였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는데 주차할 곳이 없어 식당을 한참 지나 주차했다.

번호표를 받았는데 48번이었고 2시간 정도 대기 예상되니 차에서 기다리다가 오라고 했다. 오늘은 날씨가 상당히 무더운 날이라 바깥에서 계속 대기하기엔 무리가 있는 날씨였다.

번호표를 먼저 받고 대기 중인 분들도 지쳐서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기는 분들도 많았다.

차에서 대기하다가 1시간 정도가 지났다. 전현무계획에 나왔던 식당 바로 옆 "명화방앗간"에 들어갔다. 전현무계획에서 나왔던 천사 같았던 주인 할머님은 사람들이 많아져 힘드셨는지 시크한 손님 응대를 보여주셨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쑥떡을 포함해 떡을 몇 개 구매했다. 떡을 사는 중간중간에 식당으로 오는 사람들이 주차하지 말아야 할 가게 앞에 주차를 계속해서 짜증을 내셨다.

방송을 타고 나서 식당이 유명해지면서 주변 상인들이 덩달아 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또 다른 고민도 같이 생기는 것 같았다.

방앗간에서 바로 나온 떡이라 한 입 베어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정확히 두 시간 대기시간 후에 식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사실 대기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배가 고픈 건 당연했고 그래서 맛집의 음식들이 모두 맛있게 느껴지는 마법을 부릴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반찬이 가볍게 세팅되고 사장님이 오래 기다리셨다며 콜라를 한 병 서비스로 주셨다. 역시 공짜 서비스는 언제나 사람을 웃게 만든다.

티브이에서 본 것 그대로 "애호박 국밥"은 그릇이 넘치게 가득 찬 채로 식탁에 놓였다.

양이 너무 많아 압도되었다. 푸짐하게 쌓여있는 애호박 찌개를 한가운데를 피해 고기가 무너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숟가락을 한쪽 모퉁이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국물을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담백한 국물이 맵지 않게 느껴졌다. 돼지고기가 너무 부드러워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히고 넘어갔다. 애호박 국밥 속에 말아져 있는 밥알의 감촉이  좋았다.

좋은 쌀을 쓰는 것 같았다. 절반 정도 국밥을 먹을 때쯤 배가 불러오는 느낌이 왔다.

나에겐 너무나 많은 양의 "애호박 국밥"이었다. 맛있어서 많이 먹었지만 3분의 1정도를 남기고 말았다. 맵지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았지만 나에겐 달았다는 느낌이 좀 더 들어 더 먹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전날 술을 많이 마신 날 숙취 해소용 국물로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일이라 대기 시간이 더 길었겠지만 전현무가 왔다 가서 당분간 긴 웨이팅은 계속 유지될 것 같다.

식당에 가격이 적힌 매뉴판은 없다. 매뉴가 "애호박 국밥" 단일 매뉴이기 때문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 애호박 국밥은 1인분에 단돈 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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