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아들을 보낸 모든 부모의 바람은 "몸 건강히 군 복무 마치고 돌아오는 것"일 것입니다.
엊그에 군대 간 것 같은데 아들의 군복에는 일병 마크가 달려 있네요.

일병 2호봉이라 자부하는 아들에게 "보모 초청"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아들이 생활하고 자고 먹는 곳을 부모들에게 보여주는 행사입니다.
부대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2주 전에 차량 모델과 번호를 알려주라고 하더군요.
광주제1전투 비행단 속으로 아들 때문에 다녀왔습니다.
입영소를 통과해 군인들의 안내를 받아 차를 주차 시키자 아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군복이 아닌 행사복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파란색 윗옷에 검정 바지 구두와 베레모까지 장착하고 나온 아들을 처음엔 못 알아봤습니다.
약간 해군복 같기도 하고 암튼 멋있더군요.
부대가 워낙 커서 버스로 강당 같은 곳으로 이동해 투스타인가 암튼 부대에서 높으신 분의 인사말로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제주도에서 오신 부모님이 가장 멀리서 왔다는 이유로 단상에 올라 아들과 기념촬영을 끝으로 간단한 행사가 끝났습니다.
그 뒤 아들과 PX 쇼핑을 갔습니다.
규모가 생각보다 크더군요.
마트와 비슷하게 카운터에선 아주머니들이 캐셔를 보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군납품 물건들은 세금이
안 붙어서인지 정말 싸더군요.
와이프가 사용하는 화장품이 있어
쏠쏠한 쇼핑을 했습니다.
필요한 물건들은 다음에 아들에게 구매를 부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대밥을 먹지 않고 가도 되지만 오랜만에 짬밥을 먹어 보기로 했습니다.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재즈 클래식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사실 편육 몇 덩어리에 미역국과 딱딱하게 지어진 밥이 맛있지는 않더군요.
군인들이 역시 사식을 그리워하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밥을 먹고 내무반에 들어가 아들이 자는 곳 운동하는 곳 게임하는 곳 등을 주임원사님과 함게 구경했습니다.
잘 나눠진 침대에 한방에 3명이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20년 전 제가 생활했던 내무반과는 너무도 다른 환경이었습니다.
널찍한 평상에 모포를 까고 20명 가까이 되는 병사들이 같이 합숙했던 저의 군생활이 생각 났습니다.
내무반을 둘러보며 "너무 좋네요 환경이"란 말을 몇 번 했더니 주임원사님이 애들 앞에서 그런 말씀 하면 안 된다고 하네요.
자유를 저당 잡힌 아이들에게 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군대는 군대이기 때문입니다."

부모 초청 행사를 마치고 아들은 1박2일의 휴가를 부여받고 같이 집으로 왔습니다.
집과 가까운 부대라는 게 가장 큰 이점이기도 합니다.
짧았던 시간이지만 군대 간 아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이제 시각적으로 상상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래전 제가 군대에 있을 때 부모님이 면회 오시던 기어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도 부모님을 초청할 수 있는 행사가 있었으면 좋았을 땐 데란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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