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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세월 한켠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을 처리중입니다. 나에겐 버려진 물건이지만 누군가에겐 필요한 물건이 될수도 있다는걸 알게해준 당근마켓 어플을 다시 켰습니다.

2. 얼마나 오래전부터 이 솥단지가 있었는지, 어디서 왔는지 조차 가물가물합니다. 사실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사진을 찍어 "당근마켓"에 올렸습니다.

3. "얼마에 올려드릴까요?" 어머니게 여쭈었습니다. "저거, 골동품 가게나 인테리어 하는데 귀하게 쓰이니깐 15만원에 올려줘" 제가 잘못들은거 같아 재차 여쭈어봤습니다. "15만원이요?? 너무 비싼거 같은데요?"

4. 역시 1주간 아무 소식도 없었습니다. 솥단지를 찬찬히 둘러봐도 너무나 녹슬어 있는거 같아 "아무래도 안팔릴것 같아"라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5. 어머니 몰래 가격을 10만원으로 내려서 끌어올리기를 했습니다. 얼마지나지 않아 누군가에게 채팅이 왔습니다.

6. "혹시 녹슨 솥뚜껑 닦으면 녹이 벗겨질까요?, 제품을 사서 녹을 벗겨볼까 생각중입니다."라구요.

7. 제 앞에 놓여있는 솥뚜껑은 너무 녹슬어 절대 녹이 벗겨질거 같지 않았습니다. "녹 벗기기가 쉽지는 않을것 같아요"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분이 "5만원에 해주시면 제가 살께요"라고 하시더군요.

8. 어머니에게 말씀드렸습니다. 5만원으로 다운된 가격에 약간 고민하는듯 하셔셔 "지금 매수자가 나타났을때 5만원에 파시는게 좋을것 같아요"라고 했습니다.

9. 그렇게 거래가 성사되고 약속된 날짜에 매수자분이 한시간거리에서 차를 타고 오셨습니다. 무거운 솥뚜껑을 차에 실어드리고 5만원을 받았습니다.

10. 차트렁크를 닫기전 갑자기 유심히 녹슨 솥뚜껑을 이리저리 살펴보시기 시작했습니다. "솥뚜껑의 녹이 과연 지워질까 걱정되네요" 그러시더니 얼굴을 솥뚜껑에 깊은곳에 파묻으시며 바닥을 살피셨습니다.

11. 뒷쪽에 서서 보니 녹슨 솥뚜껑솥에 왜 이렇게 거미줄이 많은지 물로 한번 헹구어 청소라도 해둘걸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구매안하신다고 하면 어쩌지?"란 불안한 마음이 솥뚜껑을 살피느 구매자의 눈동자를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했습니다.

12. 다행이 차 트렁크가 닫히고 5만원을 손에 지워주시며 떠나셨습니다. 마지막에 들은 말인데 구매자분은 농장을 운영하시고 계셨고 거기서 이것저것 솥단지를 이용하실 일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13. "이렇게 팔리지 않을것 같은 물건도 누군가에겐 필요할수 있구나!"라고 다시 느낀 날이었습니다. 굉장히 무겁게 느껴진 5만원권을 어머니께 전달해 드렸습니다. "다음엔 뭘 팔아볼까?" 어머니의 비워두기, 이제 시작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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