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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전 어느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허리 통증이 왔다. 장시간 운전을 하고 서울에 다녀온 뒤여서 원인을 운전에서 찾았다. 웬만히 아파선 병원을 잘 안 가는데 허리를 구부릴 때, 양말을 신을 때 그리고 샤워하다 비누를 떨어뜨리고 주을 때 극심한 요통을 느꼈다.

너무 아파서 동네 한의원을 검색했다. 혼자 진단한 결과는 일시적인 허리 놀람으로 정의 내렸다.

한의원에 걸어가면서 허리가 아픈 또 다른 이유가 생각났다. 14킬로 나가는 우리 반려견 밍구를 산책할 때 여러 번 들어 올렸다. 밍구를 들어 올릴 때 땅에 최대한 바싹 다리를 구부린 상태에서 일어나야 하는 게 그렇지 못했던 장면이 생각났다.

한의원에 도착해서 잊어버리기 전에 선생님께 상세히 허리가 아픈 이유를 말씀드렸다. 약침을 맞고 사혈을 해서 부황을 뜨고 테이핑을 허리에 하고 진료를 끝냈다.

일주일이 지나자 허리 통증은 많이 사라졌다. 통증이 사라지자 골프 연습장에 나가고 다시 밍구를 유모차에 태우려고 허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허리에 통증이 다시 찾아오는 불길한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허리 통증이 예전과는 조금 달랐다. 아픈 부위는 오른쪽 엉덩이 위쪽인데 무릎을 구부릴 때마다 왼쪽 다리가 감전되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생겼다.

식탁에 앉아 밥을 먹을 때 통증이 없는 자세를 만들기 위해 이쪽 저쪽으로 다리 방향을 바꾸다가 감전되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고 그때마다 자리에서 벌떡벌떡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올해 첫 골프 라운딩이 잡혔었는데 못 나갔다. 정말 가고 싶었는데 말이다. 다행히 친구 한 명이 대타로 라운딩 자리를 매워 주었다. 미안해서 라운딩 후 식사 자리에 참석해서 밥값을 지불했다.

밥 먹고 나오는데 뒤통수가 뜨거웠다. 돌아보니 라운딩 나갔던 선배가 유심히 나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예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너, 허리 아픈 거 거짓말이네, 안 아프네!" 그날 라운딩이 새벽 티여서 전반 돌 때까지 기온이 영하였다고 한다.

선배는 추운 날씨에 돈 쓰고 고생했다며 푸념을 했고 난 그걸 피하려고 라운딩에 허리 핑계로 안 나온 사람으로 치부하고 싶었나 보더라.

한의원 침대에 엎드려 누워서


허리 통증보다 걸을 때마다 왼쪽 다리로 전기 맞은듯한 통증 때문이 지속되었다. 또다시 동네 한의원을 찾았다. 약침을 다시 맞고 왔다. 다음 주에 또 라운딩이 잡혔는데 이 상태론 힘들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통증의 정도를 체크해 본다. 침대 밖으로 다리를 내딛는 순간 찌릿한 통증이 밀려와 방바닥 털썩 주저 않았다.

한의원에 갔다 왔어도 상태는 쉽게 좋아지지 않는다.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몸을 편하게 못 움직이지 꾀나 기분이 다운된다. 밖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허리를 지탱하고 있는 척주 어딘가가 살짝 튀어나오는 게 디스크라고 한다. 이게 디스크 초기 증상 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디스크에 연관된 여러 가지 증상들 해결책들을 인터넷으로 찾아본다.

척주 사이사이 간격을 좁아졌을 때 통증이 온다고 한다. 그 간격을 늘려주기 좋은 방법이 철봉에 매달려 몸을 늘어 뜨리는 것이라고 한다.

동네 주변을 아무리 찾았지만 철봉을 발견할 수 없다. 지금 난 통증을 없앨 수만 있다면 지옥문이라도 열고 갈 용기가 있다. 철봉을 찾아 다시 거리로 나간다. 우울함도 같이 없애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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