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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들과 둘째 딸아이가 있다. 아들은 특목고 고등학교 3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했다. 아들의 성격 탓인지 기숙사 생활 3년 동안 잔소리할 일들이 없었다.

첫째와 둘째는 성별도 다르지만 성격과 성향도 다르다. 주변 친구들의 애들도 모두 성격과 성향이 극명히 갈린다고 하더라.

기숙사에 돌아가는 일요일 오후 시간이 되면 딸아이의 분주함에 우리 부부 또한 가만히 집에 앉아 있어도 그 분위기에 취하게 된다.

매번 미리미리 돌아갈 캐리어를 챙기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다. 딸이 놓고간 물건들 때문에 3주 연속 월요일 오전에 딸아이의 학교에 가고 있다.

일요일 저녁마다 딸아이에게서 톡이 온다. 처음엔 에어팟을 두고 갔다고 했고 두 번째 주는 교과서를 세 번째 주는 필통을 차에 떨어뜨렸다고 했다.

세 번 다 꼭 필요한 거라 없으면 공부를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딸아이의 학교는 멀지도 그렇다고 아주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 있다. 매번 두 번 다시 아빠가 가져다줄 수 없으니 잊어버리는 물건 없는지 "잘 챙겨라"를 반복하지만 이번 주도 실패했다.

본인도 나에게 미안한지 신경질만 내던 첫 번째 부탁 때와는 달리 대화중인 카톡에서 연신 "애교"고 섞인 말을 한다.

월요일 아침 딸아이 필통을 들고 출근한다.

(아들이 3년 동안 다닌 학교에 "택배 보관함"이 있는 줄 처음 알게 된 사실은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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