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무조건 우승한다"라는 대전제를 가지고 항상 한국시리즈에 임한다.
이범호 감독에게도 위의 전제는 큰 압박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디어 데이때나 경기 시작 전 인터뷰에서도 "준비 잘 했으니 지켜봐 주시라"라는 말로 팬들에게 상당한 믿음을 주었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시리즈 기아의 가장 큰 물음표는 "제임스 네일"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가장 중요한 1차전 선발을 네일에게 맡겼다.
아무리 턱관절 골절 수술을 받고 회복력이 좋다고 해도 투수가 경기를 한 달 넘게 뛰지 못하면 감각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불안감을 제로로 만들 정도로 네일은 5회까지 아트 피칭을 했다.
스위퍼 마스터란 별명답게 횡으로 휘는 공의 궤적이 너무 좋아서 연신 타자들의 방망이가 허공을 가르더라.
하지만 삼성도 에이스 원태인이 네일과 맞먹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아 무실점으로 경기를 5회까지 가져갔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김선빈의 거의 홈런 같았던 타구가 펜스 상단을 맞고 3루타로 바뀐 게 기아로서는 운이 없었다.
자신 있게 홈런임을 직감하고 김선빈이 팔을 번쩍 들어 올려 나도 넘어가는 줄 알았다.
가장 아쉬웠던 1차전 장면이었다.
그라운드가 비로 젖어 나빴다 치지만 기아는 2개의 실책을 범했다.
박찬호의 무리한 송구와 서건창의 포구 실수, 박찬호의 송구는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아마도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분출된듯하다.
개인적으로 난 삼성에서 "김헌곤" 선수를 가장 두렵게 생각한다.
기아와 경기 때면 펄펄 날던 그의 모습에 항상 타석에 서면 뭔가 할 것 같은 두려움이 드는 선수였다.
면도날 같은 네일의 스위퍼가 어정쩡하게 김헌곤의 배트에 맞아 오른쪽 폴대를 벗어나 파울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우측 담장을 넘겼다.
큰 경기에선 선취점이 너무도 중요한 줄 알기에 김헌곤의 한방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홈런을 맞고 네일은 살짝 흔들리면 안타를 내주고 이범호 감독이 말했던 네일의 적정 투구 수에 다다르자 투수를 장현식을 빠르게 교체했다.
그 뒤 모두가 알다시피 볼넷을 내주고 노아웃 무사 1, 2루에 주자가 있는 상태로 다음날 경기를 계속하게 되었다.
기아에게 무조건 불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뎌 덜질 수 있던 에이스 원태인이 마운드에 다시 못 올라온다는 것 그리고 기아가 삼성 볼펜에게 강하다는 기록을 보며 이범호 감독은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6회초 기아가 무사 1, 2루의 위기만 잘 넘기면 가능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본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어제 한국시리즈 1차전은 비가 너무도 많이 왔기에 우천 연기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확실히 기아 타자들은 아직 실전 감각이 떨어진 듯 보이고 삼성 선수들은 엘지와의 경기 덕분에 몸이 더 가벼워 보이더라.
재개될 경기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시리즈 1차전을 기아가 꼭 잡아 주었으면 좋겠다.
'기아타이거즈와 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아 장현식을 엘지로 보내며,KBO스토브리그 시작 (2) | 2024.11.15 |
---|---|
기아타이거즈 통합 우승 그리고 왕조로 가는 길 (1) | 2024.10.29 |
미국 단기 유학의 성과_기아 투수 유승철, 김기훈 (0) | 2024.09.27 |
윤영철의 복귀와 두 친구 (2) | 2024.09.24 |
게임보다 비현실적인 선수 오타니의 50-50 (0) | 2024.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