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적으로 아는 지인이 전화가 왔다.

자기와 엄청 가까운 동생인데 보험설계사라고 했다. 동생이 지금 실적이 부족해서 내 명의로 보험을 몇 개만 들어주라고 부탁을 했다.

내 명의만 빌리고 매달 보험료를 내 통장에 넣겠다고 했다. 만약 한 번이라도 입금 실수가 있으면 본인이 책임진다고 한다.

우리 집에도 보험 설계사가 있었다. 작은아버지와 고모가 보험설계사가 되고 난 뒤 집으로 또는 사무실로 찾아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보험을 다 자기들 것으로 돌려놨다.

그리고 둘 다 1년이나 지났을까 보험 일을 그만두었다. 잘 지내고 있었던 기존의 보험설계사님과 관계도 소원해졌고 미안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일들이 남들도 많을 것이다.

지인의 부탁을 결국 들어 주었고 며칠 뒤 지인의 동생분의 전화가 왔다.
보험을 들어주면 도대체 얼마나 큰 실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53만 원 정도 보험금이 책정되어 있었다.

그렇게 첫 달이 지나고 둘째 달은 5일 늦게 입금이 되어 부탁 들어준 보험료가 잘 빠지는지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지인의 동생은 부탁 들어 줘서 고맙다고 카카오톡으로 치킨을 선물로 보내주고 만약에 보험 유지 기간 동안 아프면 보험료도 청구하라고 인심 쓰듯 말했다.

1년 정도만 보험을 유지하고 나선 계약 종료를 시킨다고 했다.

나 말고도 다른 지인들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보험 계약을 많이 한 것 같았다.

보험설계사가 본인 돈으로 실적 때문에 다른 사람 명의로 보험을 들고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받는 관행이 만연한 것 같다.

보험 인센티브가 얼마나 높은 줄 모르겠지만 지인의 동생 카톡에 들어가니 차도 외제차에다 명품 구매 사진들이 한가득 나왔다.

누군가가 보험을 부탁할 때 써먹는 법이라고 어디서 읽었는데 이 땐 생각이 안 나더라.
늦었지만 그 방법이 지금 생각났다.

"우리 엄마 보험설계사야"... 왜 이제야 생각이 났을까?

지인의 동생이 언제까지 보험업을 할진 모르지만 인센티브라는 모래로 계속 성을 쌓다가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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