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어느날 인스타그램에서 책이 있는 공간을 발견했다. "일쩜이미터"는 내가 사는곳과 가까운 담양에 위치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용할수 있는지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살펴보았다.


1시간에 만원을 지불하면 온전히 모든 공간을 이용할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사장님에게 인스타그램 디엠을 보내고 예약을 했다. 와이프와 책 한권씩을 가방에 넣어 담양으로 향했다.


담양 읍내에 위치한 "일쩜이미터"는 찾기 어렵지 않았고 바로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 차를 가져가기에도 편했다. 입구 앞에 줄 맞춰 서있는 대나무가 우리를 반겨주었고 바로 옆에 들어가는 문이 있었다.
누군가의 가정집을 방문하는 느낌이 들어 들어갈때 살짝 망설이며 발을 내딛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사장님이 반겨주셨고 인스타그램의 사진으로만 보았던 보기좋은 책장이 눈에 들어왔다.
지불했던 만원엔 여기서 이용하는 시간 비용과 사장님이 내어주시는 핸드메이드 차도 포함되어 있다.

공간 한구석엔 찻잔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거기서 고르고 싶은 찻잔을 선택하면 잘 우려진 차를 따라 마실수 있었다.




사장님의 환대가 끝나고 우리에게 이 공간을 편히 이용하라고 자리를 내어 주셨다. 살펴보니 방이 따로 하나 있었는데 사장님의 작업실이자 개인공간인것 같았다.


책장이 책이 한 가득 꽃혀져 있으면 보는것 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사장님이 읽고 보관하고 계신 책장을 한동안 구경했다. 내가 읽었던 책들 읽고 싶었던 책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집에 잠시 머물르는 느낌이 아주 오묘했다. 커피숍이라면 북적이는 사람들 소리를 백색 소음 삼아 책을 읽는데 익숙해서인지 처음엔 조심 조심 하면서 "일쩜이미터"의 공간들을 구경했다.

차와 함께 나오는 돌돌 말아진 롤링 페이퍼를 펴보니 "오늘의 운세"같은 글귀가 웃음을 자아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져온 책을 꺼내서 창가에 앉아 와이프와 번갈아 가며 책을 읽었다.


실내에서 책을 읽다가 날씨가 좋아 바깥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 책을 읽었다. 대나무가 앞을 가려줘 프라이빗한 공간이 되었다.

살랑 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는데 내집 같이 마음이 편안해졌다.

색다른 공간 체험에 빠져 한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집에 오는길에 사장님이 야외에서 책읽는 우리 부부의 뒷모습 사진을 보내주셨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올려도 되는지 물어 보셔셔 흔쾌히 "좋다고" 말씀드렸다.
언제 찍으셨는지 모르지만 책 읽는 우리의 뒷 모습이 너무 맘에 들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오늘 다시 "일쩜이미터"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았다. 혹시나 없어지거나 폐업 했을까 걱정도 잠시 했지만, 지금도 잘 운영하고 계신다.


한시간 공간대여도 하시고 지금은 에어비앤비 숙박도 같이 하시는것 같다. 그리고 "정신 건강 서비스"란 그곳의 슬로건과 같이 "컬러 테라피"와 같은 프로그램도 같이 진행되고 있다.

"사색할 거리를 만듭니다"란 일쩜이미터의 문구가 글자만으로도 힐링을 주는것 같다. 언젠가 나도 책으로 둘러 쌓인 이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 오래전 부터 맘속에만 가지고 있는 바램을 언젠간 실현 시킬 날이 올것 같다.
우리의 온도와 너무 잘 맞았던 그곳, 담양 “1.2m”
책을 읽으며 조용히 사색할수 있는 공간이 더 늘어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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