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아파트 전월세입자가 나가서 공실이 될 때 아파트 상태를 보러 방문합니다. 누수나 인테리어 등 꼭 제가 가봐야 할 목적이 있을 때만 그곳엘 방문합니다. 이번 아파트도 올 리모델링 공사를 앞두고 있어 인테리어 사장님과 현장을 둘러볼 겸 아파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2. 투자 아파트는 상업지역 번화가 밀집지역에 자리한 아파트여서 아파트 주차 단속을 수시로 그리고 강하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외부인이나 "방문차량은 꼭 관리사무실을 방문하여 말씀해 주세요"란 글귀가 꾀나 강력하게 여기저기 붙어 있었습니다. 얼마 전 관리사무소 경비아저씨에게 인테리어 용무차 왔다고 제차 번호를 알려드렸는데도 30분 후 나와보니 강력한 접착제를 바른 주차위반 딱지를 떡하니 앞유리에 붙어두셔셔 적잖이 당황한 적이 있었습니다.

3. 이날은 관리사무소 바로 옆에 주차를 한 뒤 "바로 옆에 몇 번 차량이 제차인데 아파트 올 리모델링 때문에 방문하였으니 30분 정도 있다가 나갑니다. 주차위반 스티커 붙이지 말아 주세요"라고 말하기 위해 경비실 창문을 두드리고 문을 열었습니다. 시간은 정확히 12시 02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눈이 마주친 경비아저씨는 도시락을 펼치 상태에서 숟가락을 입속에 넣으시고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4. 경비아저씨의 눈을 보는 순간 "문을 두드리지 말고 열지도 말았어야 했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빛으로 심한 욕을 하신 것과 같은 눈 맞음 후 아저씨는 말씀하셨습니다. "밥 먹는 거 안 보여요?"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리는데, 이제 한 숟가락 떴는데, 아이참, 뭐예요?" 순간 준비된 말을 하는 나의 목소리는 점점 가늘어졌습니다. "알았으니깐, 가쇼"라는 말과 함께 천천히 창문을 닫고 관리실을 등지고 걸었습니다.

5. 기분이 굉장히 언짢고 맘이 좋지 않았습니다. 식사시간을 2분 지난 시간에 첫 밥숟가락을 뜨는 걸 방해한 잘못은 제게 있습니다. 하지만 경비아저씨가 선한 미소로 짜증은 나셨겠지만 부드러운 말투로 저에게 말해주셨으면 이렇게 기분이 상하지 않았을 건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걷다가 저도 짜증이나 "젠장, 좀더 친절하게 말하면 어디가 덧나나?” 못난 마음의 소리를 중얼거렸습니다.

6. 요즘 뉴스나 이런저런 매체에서 경비아저씨에게 갑질 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종종 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입주민의 갑질과 폭력 때문에 경비아저씨가 생을 스스로 마감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저도 아파트에 살며 분리수거할 때며 아파트를 거닐 때 이곳저곳에서 우리가 사는 곳을 더욱 빛나게 해 주시는 경비 아저씨들을 만나고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7. 한편으로는 정말 말도 안 되게 몰상식한 입주민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식사시간을 방해받으신 아저씨가 조금 더 부드럽게 말씀해 주셨으면 내 기분도 이렇게 상하지는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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