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그렇고 건물도 그렇고 건물에 딸린 기타 구조물들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노후화된다.
직원에게 창고 셔터가 점점 내려온다고 연락이 왔다.

폭우가 내릴 때면 전동 셔터가 혼자 오르락내리락 거릴 때도 있었다.
날씨가 좋아지면 괜찮았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출근해서 셔터를 올렸는데 3분의 1을 남겨 놓고 멈추었다. 그래도 아무 문제 없었기에 그 상태로 2년 정도가 지난 것 같다.

그런데 셔터가 혼자 점점 내려오더니 지게차가 못 들어갈 정도가 되었다.

급하게 셔터를 고칠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고 셔터 기사분이 점심이 지나서 사무실로 오셨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시더니 1분도 안되어 셔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기사님이 셔터 센서가 틀어져서 이런 현상이 나왔다고 했다.

셔터 센서를 맞춰주고 사다리에서 내려와 셔터를 두어 번 올렸다 내렸다 하며 체크했다.

셔터 전체를 안 갈아도 되니 나에겐 다행이었다. 출장비와 인건비로 10만원 정도를 넉넉잡아 예상했다.
"기사님 수리비 얼마 드려야 될까요?" 일말의 망설임 없이 "15만 원입니다"란 답변이 돌아왔다.

당황하지 않고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돈 가지러 가는데 직원이 "쫌 비싼 거 아니냐고 물었다."
현금 15만원과 냉장고에 있는 차가운 물 한 병을 가지고 기사님께 드렸다.

그 후 기사님과 셔터에 대해 스몰토크를 좀 했다. 물을 시원하게 들이킨 기사님이 셔터 레일 이곳저곳을 만지시더니 너덜너덜 해져있는 레일을 용접해 주신다고 했다.

용접 기계를 가져와 흔들리던 레일을 고정시켜 주셨고 지게차가 한 번씩 충돌해서 휘어진 레일도 장비를 가져와 펴주셨다.

15만원에 포함된 서비스라 생각하고 "감사하단 인사를 드렸다"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노고는 항상 존중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기사님의 손길 하나하나에 반듯하게 변한 셔터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후련하다.
이제 잘 올라가고 내려온다.

당분간 셔텨 걱정은 없다.

728x90

'어쩌다 사장님(회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금 횡령_회사일지  (2) 2025.01.09
좋은 회사의 조건  (0) 2024.07.27
거래처가 마라탕 집  (1) 2024.06.03
외상 하는 사람들  (1) 2024.05.07
사무실 점심  (1) 2024.03.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