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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용한 곳에서의 큰 소음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음을 좋아하지 않는다. 금요일 밤을 책과 불타게 보내고 싶어 조용한 동네 서점을 혼자서 찾아왔다. 조그만 동네 독립서점에 기대하지 못한 아이들이 그룹으로 들어왔다. 서점 책장에 꽂혀있던 정세랑 작가님의 신작 “시선으로부터”를 읽다가 애들의 대화가 커질 때쯤 독서를 멈추고 현장의 분위기를 글로 옮겨본다.

2. 어머니들과 아이들이 대여섯 명쯤 되었다. 중간중간의 대화중에 방학 중인 아이들이 코로나 때문에 도서관에 못 간다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기대하지 않았던 조용하고 작은 독립서점에 아이들의 듣고 있다. 올해 유행하는 이놈의 코로나는 여기저기서 예기치 못한 소음을 만들어 내고 있다.

3. 아이들이 나가고 난 다음엔 여기서 판매하고 있는 책을 구경한뒤 한 권을 사서 집에 가고 싶다. 항상 독립서점과 북카페를 방문하면 꼭 책 한 권을 구매한다. 내가 좋아하는 독립서점이라는 공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4. 아직도 머릿속에는 내가 좋아하는 공간을 방문해 그곳을 즐기는 것과 이런 공간을 가지려는 마음이 서로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잠시 들려 즐기는 것과 그곳을 소유했을 때는 나만의 감옥을 만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5. 가끔씩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와서 아무 부담 없이 커피 한잔하면서 힐링하는 시간과 돈과 시간을 들여 직접 이런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은 사뭇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다. 과연 내가 갖고 싶은 공간을 직접 만들었을 때도 내가 그 공간을 즐길 수 있을까? 확신할 수 없다. 아직까지는..

6. 책방을 운영하시는 사장님께 묻고 싶은 게 너무나 많지만 손님으로서 남고 싶은 마음에 싶게 용기를 내기 못한다. 과연 이곳 사장님도 지금의 이런 공간을 갖기 전과 후엔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실까?

7. 휴가 첫날인 뜨거운 금요일 밤, 술 마시는 것보다 책 읽는 것이 좋다. 갑자기 많은 사람이 빠져나가고 조용한 분위기로 바꿘 서점 안에서 나만의 금요일 밤의 휴가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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