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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을 열 때마다 툭.. 툭.. 튀어나오는 딸아이의 구명조끼....

이날도  돌돌 말아져 있던 구명조끼가 실타래 풀리듯 옷장을 열자마자 툭 튀어나왔다.

구겨서 옷장에 다시 집어넣고 문을 닫다가 "이제 우리 집에선 필요 없는 물건인데, 누구를 줄까? 도 생각해 보다가 당근 마켓에 내놓기로 했다." 비슷한 구명조끼 시세를 본 뒤 일단 "만 원"에 내놓았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진 수영장에 갈 때마다 유용하게 사용했던 기억이 났다. 유독 어릴 때 아이가 말라서 오래 사용했었다.

딸아이는 어릴 적 자기 물건들에 애착이 강하다. 어릴 적 사용했던 사소한 물건들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하나의 생명처럼 물건들을 대해 아이의 물건 정리하고 버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구명조끼"는 쿨하게 당근에 팔아도 된다고 한다. 상태도 깨끗해서 어느 누가 사용해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1주가 흐르고 가격을 만 원에서 7천 원으로 그리고 또 한주가 흘러 5천 원으로 가격을 낮추고 "끌어올리기"를 했다.

그리고 몇 번의 관심자들과 채팅을 했지만 "아이의 몸무게"가 맞이 않을 것 같다고 "거리가 멀다고" 이러 저런 이유로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후 엄청 꼼꼼하고 상세하게 질문을 많이 던지시던 분이 밤 11시쯤에 구매하겠다고 하여 내일 오신다고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구매하기로 하고 나서도 질문이 계속되었다. "구명조끼 회사가 어디예요?"부터 여러 가지 질문에 답을 다 해주었다. 사실 나도 질문을 받고 구명조끼 회사를 처음 알았다. "스턴스"라는 회사 제품이라고 한다.

5천 원에 팔려는 아이 구명조끼에 5만 원어치 질문을 받은 거 같아 살짝 힘이 빠졌다. "그냥 돈 안 받고 누군가에게 기부해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내일 팔기로 하고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당근 톡이 와있었다. "죄송한데 구매 않기로 했습니다."란 문자가 와있었다.


음.... 이분 정말 꼼꼼하시고 살림 잘 하실 것 같다.... 란 생각을 했다. 마음속으로 몇 마디 더 했지만 글로는 옮기지 않겠다.
바로 다음날 아이의 구명조끼는 몇 마디 안 나누고 누군가에게 5천 원에 팔렸다.

거래란 게 항상 타이밍과 운이 작용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필요 없는 물건이 누군가에겐 항상 필요하다는 걸 오늘도 느끼는 당근 거래 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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