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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각자 취향이 확고해서 물건을 쇼핑할 땐 항상 속전속결이다.

쇼핑몰이나 백화점에 갈 때도 처음 한곳에 들러 마음에 딱 드는 물건이 있으면 그걸로 끝이다.

집에 가서 고민하며 반품하거나 교환하는 일은 거의 없다. 비슷한 쇼핑 습관과 취향 때문에 간혹 맘에 드는 상품이 겹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우린 서로 똑같은 옷이나 신발을 사서 착용하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그래서 아주 오래전 신혼여행 갈 때나 결혼하기 전에도 커플 티나  신발을 신어 본 적이 없다. 물론 깔 맞춤 하는 것도 서로 싫어한다.

2주 전 아들 농구화를 사러 백화점에 갔다.

고등학교 마지막 체육대회에서 주장을 맡아  농구 경기를 한다며 농구화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물었다. "너, 그럼 농구 경기 몇 경기하는 거야?" 망설임 없이 아들이 대답했다. "토너먼트라 첫 경기 이겨야 다음 경기가 있지, 결승까지 가려면 2번 이겨야 해"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 우리 아들이 첫 경기를 패할 시에는 새로 구매한 농구화는 딱 한 번 신는 것이 된다.

"너희 팀 농구 잘해, 결승까지 갈 거 같아?" "약하긴 한데 우리 팀 애들이 신장이 좋아서 이길 수도 있어"

그리고 며칠 후 체육대회 결과는 첫 경기 탈락이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딱 한 번 경기 때 아들이 신었던 농구화를 사주고 난 뒤 집에 가려다 와이프가 "반스" 매장에 들어가자 따라 들어갔다.


"이거 예쁜데" 하면서 와이프는 흰검 반스 스니커즈를 구매했다. 뒤이어 나도 흰색 빨간색 반스 로고 스니커즈가 맘에 들어 신어보고 구매했다. 가끔 이렇게 와이프와 겹치는 쇼핑 물건이 있을 땐 최소한 색깔을 바꾸는 매너는 지켜준다.

계산할 때쯤 종종 보던 상황이 또 생겼다. 와이프 발 사이즈가 애매한지 항상 와이프 발 사이즈는 없는 적이 많다.

멋도 모르고 난 매장에서 산 "반스" 운동화를 신고 집으로 가려고 끈을 고쳐매고 있었다.

살짝 와이프는 갈등하더니 와이프는 자기 사이즈가 아닌 매장에 있는 5미리가 더 큰 운동화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종종 너무 사고 싶은 신발이 사이즈가 없을 때 와이프는 양말을 겹쳐 신으면 된다며 자신의 사이즈가 아닌 신발을 구매한 적이 있다.

결과는 참담했다. 그렇게 구매한 신발을 신고 몇 번 같이 산책을 나간 적이 있다.

산책하는 동안 와이픈는 양말을 두 개 신었지만 굉장히 불편해 보이는 걸음걸이를 보여주었고 거기다 몇 번은 신발이 계속 벗겨져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정 사이즈가 아닌 신발의 종착역은 아무리 맘에 든 브랜드, 디자인이라도 몇 번 못 신고 어딘가에 잠들어 있던지 당근으로 향하게 된다. 그때 점원이 사이즈가 다른 매장에 있어 다음 주에 가져다 놓을 수 있다고 했다.

"여보, 다음 주에 내가 찾아다 놓을게 결재만 하고 가자"라고 했다.

말 안 해도 와이프는 알고 있다 나의 뜻을.... 그리고 예전의 반복되었더니  일들을....

새 신발을 신고 백화점을 나오는데 살짝 와이프 눈치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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