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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꾸리고 어른이 되고 난 뒤로 5월은 어깨가 무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기 전까진 어린이날을 챙겨야 하고 어버이날은 부모님에게 키워주셔셔 감사하다는 고마움을 표현해야 합니다.

그래도 가정의 달인 5월이 있어서 바빠서 자주 못 보았던 가족들을 만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어버이날 처갓집과 저희 부모님 식사 장소를 고민하다 예전부터 기념일 날 와이프와 갈려고 점찍어 두었던 "알랭"에 예약 전화를 했습니다.

모두가 부모님과 식사하는 날이라 자리가 없을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일요일 점심시간에 예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장인, 장모님과는 토요일 저녁 동명동 “오보에루”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장모님이 고기류보단 해산물을 더 좋아하시기에 "일식 오마카세"가 딱 맞을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장인, 장모님 모두 만족해하신 식사가 되어서 기뻤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여행이 가시 더라도 항상 그곳의 새로운 음식 도전하시길 좋아하셔서 "프랑스 코스"요리도 좋아하실 것 같았습니다.

"알랭"의 코스요리는 "클래식 코스(68000원)", "알랭 코스(88000원)", "채식 코스(55000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희는 알랭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가기 전에 알아보니 저녁식사는 의무적으로 주류를 주문해야 한다고 합니다.

햇볕이 좋아 주차를 하고 어머니와 동명동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알랭"에 도착했습니다.

어버이날이 낀 주말이라 저희 같이 부모님과 동행한 손님들이 테이블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반대쪽 테이블의 아버님은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을 달고 걸어 들어오셨는데 어르신께 죄송하지만 귀여우셨습니다.

알랭 1층은 크지 않은 규모였고 2층엔 돌잔치가 있어서 직원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코스요리가 나오기 전 메인인 고기 종류를 고르라고 직원분이 말씀하셨습니다. 돼지고기와 양고기 소고기 중 하나를 고르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양고기는 안된다고 해서 소고기 스테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참고로 소고기는 추가로 2만 원의 금액을 내야 했습니다.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고 예쁘게 플레이팅된 음식과 그릇들 그리고 나이프와 포크 등도 프랑스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음료는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고 싶었지만 이날은 맥주가 떨어졌는지 주문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글라스 와인을 3잔 주문했습니다.

까베르네 소비뇽 레드와인을 주문하니 셰프님이 직접 오셔셔 잔에 손수 담아 주셨습니다.

어머니가 음식과 와인이 잘 맞는다면 어머니 주량보다 조금 더 음미하셨습니다. 와인 종류가 많지만 셰프님께 추천 부탁드리면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 주십니다.

음식들은 모두 맛있었지만 중간에 나온 "메추리" 요리는 처음 먹어보는 생소한 육감이었습니다. 닭고기와는 또 다른 맛의 메추리 요리를 먹어본 것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듯합니다.

8가지로 나온 코스의 마지막은 홍차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홍차가 다른 곳에서 제가 먹어보았던 홍차보다 휠씬 깊은 찐한 맛이라 너무 맛있었습니다. 어머니는 홍차 종류를 직원분 게 물어보시더니 메모하시더라고요.

마리 앙뚜아네트 일까요?

아마 다음번 어머니 댁에 가면 이 홍차를 맛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빠져서 어머니가 약간 서운해하셨지만 청소년인 아이들도 중간고사에 끝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 그들의 시간을 존중해 주었기에 전 서운하진 않았습니다.

즐거운 어버이날 행사를 할 수 있었던 프랑스 코스요리 "알랭" 이었습니다.

뜻깊은 날에 소중한 사람들과 식사 생각하고 계시다면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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